삼성전자가 에어컨 출시 30년만에 처음으로 ‘보상판매’를 실시한다. 이번 보상판매는 에어컨 시장에서 LG전자에 계속 밀려온 삼성전자가 자존심을 걸고 반격에 나선다는 점에서 결과가 주목된다. 특히, 이같은 삼성의 공세에 맞서 LG전자가 맞불을 놓을 경우 펼쳐질 ‘에어컨 대전’에 관련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일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삼성 에어컨 출시 30년 기념으로 4월 한 달간 에어컨 보상판매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행사기간 브랜드(타사 브랜드 포함)에 관계없이 기존에 사용하던 에어컨을 반납하면 멀티 에어컨 구입시 최고 62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모델별로 ‘수퍼 서라운드 홈멀티’ 에어컨 구입시 50만원, ‘서라운드 홈멀티’ 퍼스트클래스급 에어컨과 ‘서라운드 홈멀티’ 슬림급 에어컨 구입시 각각 30만원, 20만원을 보상 판매한다. 또 ‘하우젠 홈멀티 에어컨(전 모델)’은 최대 62만원까지 할인하며, 이 중 유럽풍 다마스크 패턴이 적용된 제품 구입 고객 2006명에게는 휴대폰 액세서리로 활용할 수 있는 다마스크 패턴의 순금 1돈을 증정할 예정이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지난 1977년 출시된 삼성전자 에어컨 최초 모델(SRA-090S) 보유자 가운데 30명을 추첨해 ‘수퍼 서라운드 홈멀티’ 등 푸짐한 경품을 준다. 최초 모델 보유 고객이 홈멀티 에어컨을 구입할 경우 100만원 보상혜택도 줄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보상판매에 대해 “30주년 출시를 기념하고, 시장 트렌드를 주도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피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교체수요에 불을 지펴 에어컨 부문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특단의 초지로 풀이하고 있다. 실제 95년을 전후해 에어컨 수요가 급속히 늘면서 ‘에어컨 파동’이 일어났고, 에어컨 대체 주기가 7∼10년인 것을 감안하면 당시 에어컨을 구입했던 층이 대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구나 에어컨은 삼성전자가 경쟁업체인 LG전자에 밀리는 대표적인 전략상품이라는 점에서도 이같은 분석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우선 상황을 주시하며 대응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유가와 환율, 1분기 실적을 고려할 때 보상판매에 맞대응하기가 쉽지 않다”며 “조만간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고 심사숙고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LG전자가 에어컨 보상판매에 가세할 경우 에어컨 시장은 작년 초 ‘보상판매’로 출혈경쟁으로 치달았던 세탁기시장이 에어컨에서도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 초 삼성전자가 세탁기 보상판매를 실시하면서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 채산성을 악화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했는데, 에어컨 보상판매도 같은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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