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제2의 연구소기업 탄생을 기다리며

신선미

 대덕특구 출범 후 과학기술계의 각별한 이슈로 부각됐던 ‘연구소기업 1호’가 탄생했다. 특구 출범 후 꼭 1년 만이다. ‘1호’가 갖는 상징성은 각별하다.

 이번에 정부 승인을 받은 선바이오텍은 2004년 원자력연구소의 기술 출자가 이뤄지면서 태동 당시부터 연구소 전문기업으로 출범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법체계가 충족되지 못해 연구소기업이라는 명칭을 달지 못했다.

 2년가량 흐른 뒤에야 정식으로 본 이름을 찾게 된 셈이다. 사실 이 회사가 없었으면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연구소기업 추진 정책도 나오지 못할 뻔했다. 특구법에 명시된 기술출자 규정 등은 대부분 이 회사 사례를 벤치마킹한 것이기 때문이다.

 선바이오텍은 설립 후 불과 2년도 채 안 됐지만 지난해 18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연구소기업으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톡톡히 보여주고 있다. 당초 ‘연구소 보유 기술의 상용화’를 목표로 한 연구소기업 설립 취지를 제대로 살려가고 있는 셈이다.

 이제 대덕특구는 제2, 제3의 연구소기업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 1호의 명맥을 이을 만한 후속 연구소기업이 나와 주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하지만 많은 사람의 바람대로 순탄치만은 않을 것 같다.

 최근 특구본부가 1차로 연구소기업 설립 계획서 제출을 마감했지만 단 한 곳만 지원했을 뿐이다. 정부출연연들이 고민하는 흔적이 역력하다. 이미 1호를 낸 원자력연구소도 추가적인 연구소기업 설립 계획서를 마련하고 있지만 오는 11월이나 돼야 구체적인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고 있다.

 표준연구원이나 화학연구원도 마찬가지다. 어느 기술 아이템이 더 사업성이 높을지 찾아내기가 여간 힘든 눈치다. 일부 연구소기업 설립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출연연들조차 한사코 사업화 기술 아이템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치열한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술 아이템의 비중은 그만큼 절대적이다. 다소 시일이 걸리더라도 시장이 원하는 기술을 정확하게 찾아 상업화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대전=신선미기자@전자신문, sm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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