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나노학과’가 뜨는 것 같은데, 어느 학교가 좋습니까?”
대학 진로를 고민하는 어느 고등학생의 물음이다. 곧바로 대답하기에 난감하다. 우선 ‘나노학’이라는 단어가 그만큼 일반화했는지, 또 ‘나노학과’가 그렇게 많은지 궁금하다. 나노는 ‘10억분의 1’을 뜻하는 접두어. 말 그대로는 ‘10억분의 1 학(學)’인데, 매우 생소하다.
나노학이란 무엇인가. 도대체 무엇을 배우고 연구하나. 다행히 사례가 있다. 부산의 한 대학교에 ‘나노과학기술학부’가 있다. 지난 2003년 개설한 이 학부의 교육 목표는 ‘학제(interdisciplinary)간 연구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미래 나노과학기술자 양성’이다. 구체적으로 물리·화학·생물 등 기초과학 지식을 고루 갖추고 나노엔지니어링을 수행할 수 있는 학문적 경계인을 양성하자는 것. 1∼2학년 때에는 물리·화학·생물을 집중적으로 공부한다. 3학년부터 공학으로 접근(접목)해간다. 쉽게 말하자면, ‘비빔밥 과학’인 셈이다.
이 같은 형태를 새롭게 등장한 나노학 교육체계로 봐야 하는가, 아니면 물리·화학·생물학을 발전시킨 것으로 정의해야 하나. 엄밀하게는 나노학이라는 단어가 잘못 쓰이는 말이다. 나노과학기술학부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들도 대부분 물리·화학·공학·약학·미생물학 전공자들이다.
고대 그리스·로마 철학자들이 세상의 근원을 탐구하던 때로부터 10억분의 1로 쪼갠 물질 세계를 밝히려는 과학(화학)이 생겨났다. 이후 화학을 생활에 효과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화학공학’에 생명공학·나노기술·정보기술 등을 접목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그 흐름에 따른다면 나노학은 ‘복합적 미세 화학공학’쯤으로 정의할 수 있겠다. 과학도 유행인 까닭에 ‘나노학’이라는 단어가 친숙해졌다. 하지만 유행을 좇는 나머지 ‘금·은 나노 콘돔’처럼 ‘이루지 못할 게 없는 것’으로 과도하게 포장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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