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비스타 출시 또 연기…세계 PC 시장에 찬물

관련 기업들 주가 급락…시장 회복에 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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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세계 컴퓨팅 시장의 최대 이슈였던 ‘비스타’ 출시가 또 한 차례 연기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22일 당초 올 하반기 선보이기로 했던 일반 소비자용 ‘비스타’ 출시를 2007년 1월로 연기하고, 대신 기업 고객용 비스타는 올 11월 공급한다고 밝혔다.

 지난 2001년 10월 말 발표된 현재의 윈도XP를 잇는 비스타는 5년 만에 나오는 새로운 윈도다. 앞서 MS는 지난 2005년에도 “기능 보완이 필요하다”며 비스타 출시를 연기한 바 있다.

 MS는 비스타에 대해 “윈도95 이후 10여년 만에 나오는 최대의 윈도”라고 강조해 왔다. 이번 소비자용 비스타 출시 연기로 올 하반기 대박을 꿈꾸던 세계 PC 업체들은 “엄청난 호재가 물건너 갔다”며 침통한 모습이다.

 ◇왜 연기됐나=MS가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이유는 더욱 나은 품질을 위해서다. 특히 보안 분야에서 성능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MS의 윈도 사업을 담당하는 제임스 앨친 부사장은 콘퍼런스콜에서 “안전성 등 품질 관련 우려 사항을 개선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계 PC 시장의 플랫폼을 장악하고 있는 MS는 그동안 보안 취약으로 끊임없이 시달려왔다. 이러한 아킬레스건을 해결하기 위해 MS는 지난 2001년부터 ‘신뢰할 수 있는 컴퓨팅’이라는 그랜드 보안 전략을 추진해 오고 있다.

 하지만 이번 소비자용 비스타 출시 연기에서 알 수 있듯, 윈도의 코드 라인이 엄청나게 많은 까닭에 완벽한 보안 기능 구현은 거의 불가능하다. 보안뿐 아니라 3차원 인터페이스 등 비스타에 들어가는 여러 신기능이 만족스럽지 않은 것도 출시 연기에 영향을 미쳤다. MS는 비스타에 획기적인 검색 기능 등을 추가하려 하고 있는데, 이것이 여의치 않은 것이다.

 ◇세계 PC 시장에 찬물=비스타 연기는 세계 PC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 세계 PC 판매 우려에 따라 반도체 업체인 인텔과 PC 제조업체 HP·델 등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PC 판매의 30%가 연말 쇼핑 시즌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비스타 출시 연기는 글로벌 PC 제조업체들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전체 매출액의 30% 정도를 윈도에서 얻고 있는 MS의 매출에도 부정적 요인이 될 전망이다.

 미국의 한 애널리스트는 “소비자용 비스타 출시가 8∼10주간 연기된 것은 PC 제조업체는 물론이고 칩 제조업체들에도 상당한 악재가 될 것”이라면서 “PC 제조업체와 유통업체들은 면도날 같은 박한 이윤에 시달리면서 올 하반기 최대 호재인 비스타 출시만을 기다려 왔다”고 밝혔다. 현재 윈도는 전세계 데스크톱 컴퓨터 시장에서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향후 어떻게 되나=MS는 우선 보안 강화와 신기능 안정화에 주력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우선 다음 분기에 약 200만명의 비스타 베타 테스터를 모집할 예정이다. 이미 두 번이나 비스타 출시가 연기된만큼, 내년 1월에는 차질 없이 비스타를 내놓기 위해 베타 테스트 이후에도 충분한 성능 검증을 거칠 계획이다.

 향후 시장에 나올 비스타는 총 6가지다. 이 중 3가지는 일반 소비자들을 위한 것이고, 2개는 기업 사용자, 나머지 하나는 개도국 등 이머징 시장을 겨냥한 저가 버전이다. MS의 한 관계자는 “현재의 윈도XP와 달리 비스타는 64비트 컴퓨팅, 멀티미디어 컴퓨터, 태블릿 PC 같은 특화 버전은 없다”고 말했다.

 방은주·정소영기자@전자신문, ejbang·s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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