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B 수신기 업계의 고민…"안테나 더 짧게는 안되나"

 ‘안테나, 너 때문에!’ 지상파DMB 수신기업체가 안테나 문제로 고심중이다. 최근 수요에 맞춰 제품 크기를 줄여야 하지만 안테나가 걸림돌로 등장한 것. 수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최소 20㎝ 이상의 안테나를 장착해야 하지만 안테나가 길어지면 일정 그라운드를 확보하기 위해 수신기 크기도 커져야 하기 때문. 유일한 대안인 크기와 수신율을 모두 만족하는 ‘액티브 안테나’는 가격이 기존 5배에 달해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안테나, 수신기 최대의 적=지상파DMB의 대부분은 일반 ‘로드’ 안테나를 사용한다. 접어서 사용하는 로드 안테나는 가격이 저렴하지만 길면 길수록 수신율이 좋아지기 때문에 일정 길이를 확보해야 한다.

 문제는 안테나 길이가 길수록 수신부 크기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 업계에서는 30㎝ 정도의 안테나로는 USB 장치보다 작은 초소형 제품이 나오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있다.

 물론 수신율을 높이기 위해서 DMB수신기 내부의 RF 수신기 성능을 끌어올리면 되지만 기술 확보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대부분 업체는 울며 겨자먹기로 긴 안테나를 사용하고 있다. 일부 업체가 안테나 길이를 절반 이하로 줄인 DMB수신기를 출시했지만 수신 감도가 떨어진다는 원성에 보조 안테나를 추가 지급하는 등 낭패를 본 일도 있다.

 ◇안테나, 가격에도 걸림돌=안테나는 또 제품 가격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코발트테크놀러지·메리테크 등 일부 업체는 일반 로드 안테나 외에 차량용 안테나를 별도 제공한다.

 차량용 안테나는 코드 형태로 설계해 수신기 크기와 상관없이 길이를 쉽게 늘릴 수 있어 일반 안테나에 비해 수신 감도가 좋다.

 또 휴대폰에서 사용하는 액티브 안테나도 고민중이다. 액티브 안테나는 기기에 안테나 코일을 내장해 외부에 긴 안테나를 뽑지 않아도 일정 수준의 수신 감도를 유지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안테나가 제품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출시 초기 가격에 10% 정도였던 것이 지금은 평균 30%에 달하고 있다. DMB수신기 가격은 매달 1만원가량 떨어지지만 수신율이 낮은 저가 안테나를 사용할 수도 없어 고민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코발트 측은 “수신율을 높이기 위해 2개의 안테나를 제공하지만 DMB 가격 하락폭이 커 안테나로 인한 부담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수신기 업체는 ‘봉’=이 때문에 DMB수신기 업체 사이에는 안테나 회사만 돈을 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물론 지상파DMB 중계기(갭필러)와 수도권 지역 3곳에 불과한 DMB 송신소가 확충되면 안테나의 ‘영향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는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렵다. 게다가 수신율이 낮다는 소문이 나면 외면받기 십상이어서 업체는 안테나 투자를 줄일 수도 없다. 여기에 멀티미디어 기기는 초기 인지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 업체 관계자는 “송신소가 늘면 지금 안테나로도 수신이 좋아지겠지만 최근에는 디자인을 많이 보기 때문에 안테나·수신기 크기를 줄이려는 노력은 필수적”이라며 “DMB수신기 수익률마저 급속하게 떨어져 크기가 작은 고급 안테나를 쉽게 쓸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정훈기자@전자신문, existen@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