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 휴대폰의 모습이 닮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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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유럽 기업의 휴대폰 디자인이 서로 닮아가고 있다. 모서리를 직선으로 처리한 에지 스타일의 삼성전자 ‘D820’과 LG전자의 ‘U880’, 동양의 미를 채택한 노키아의 ‘라무르’ 시리즈(왼쪽부터).

 휴대폰 디자인 분야에서 동서양 간 문화 수렴현상(convergence)이 나타나고 있다.

 유럽 휴대폰 제조사들은 한국산 단말기 디자인에 나타나는 동양적 감수성을, 한국 기업들은 유럽산 단말기에 채택된 서양적 감각을 각각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우선 노키아와 소니에릭슨 등 유럽 기업은 한국 기업이 정착시킨 폴더형·슬라이드형 등 디자인 외형을 벤치마킹하는 수준에서 더 나아가 최근에는 전통적인 꽃문양을 도입하는 등 동양적 미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기업도 심플한 디자인과 견고성을 트레이드마크로 하는 유럽산 단말기 외형을 제품 설계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앞으로 유럽과 한국의 휴대폰 디자인이 서로 닮아가는 ‘수렴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기업, ‘동양의 미’에 주목=전통적으로 유럽 휴대폰 업체들은 견고함과 실용성을 강조한 단말기 디자인을 추구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외장에 꽃문양 등을 넣는 등 디자인의 패션화를 추구하면서 변화를 주고 있다.

 ‘노키아-7370’ ‘노키아-7360’ 등 노키아의 ‘라무르’(L’Amour) 시리즈는 유럽 특유의 미니멀리즘을 기초로 해서 다양한 디자인적 실험을 가한 제품으로 꼽힌다. ‘노키아 6111’ ‘노키아 N92’ 등도 동양적 감수성을 좇는 제품으로 전문가들은 분류한다.

 김진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 상무는 “노키아가 아시아 기업의 디자인 룩 트렌드를 따라가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실제로 최근 장식적인 동양적 감수성에 기초를 둔 디자인을 채택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멘스 휴대폰 사업부문을 인수한 벤큐는 LG전자가 초콜릿폰에서 채택했던 터치키패드를 자사 휴대폰 인터페이스에 적용했다. 여기에다 그동안 바(bar)타입 제품을 선호했던 유럽 기업들의 폴더형 제품 비중 역시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 기업, 심플·견고함 추구=한국 기업들의 단말기는 무광택 소재에 심플한 디자인으로 변화되는 경향이 뚜렷하다. 장식을 최소화하면서 깔끔한 디자인을 채택한 제품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삼성전자 제품을 보면 13㎜ 두께의 초슬림 슬라이드폰 ‘D870’을 비롯해 이번 ‘세빗(CeBIT)2006’에서 발표한 8GB 하드디스크폰 ‘i310’ 등은 내구성을 자랑한다. ‘SGH-D800’ 시리즈 역시 슬림·에지(edge)라인·메탈블랙 3가지 특징으로 요약되는 전통적인 유럽 스타일을 추구한다.

 LG전자는 3세대 이동통신(WCDMA) 단말기 ‘U880’을 비롯해 ‘KU730’ 등 중고가 제품군도 모서리를 직선으로 처리한 에지 스타일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다.

 브이케이 역시 두께 8.8㎜ 제품을 선보이는 등 노키아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던 바타입 단말기 디자인이 증가하는 추세다.

 김승찬 팬택앤큐리텔 디자인연구소장은 “국내에서 얇은 두께 및 미니멀리즘을 기초로 한 유럽적 감각을 선호하는 디자인 채택률이 증가하고 있다”며 “내구성 등을 고려한 금속재질 도입도 이뤄지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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