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경인민방` 포기에 사업자 선정전 구도 불분명

 올 초 경인지역 새 민방 사업권에 도전했던 제일곡산·한국단자공업·황금에스티 등 각 컨소시엄의 1·2대 주주들이 잇따라 2차 사업자 선정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경인민방 사업자 선정전은 갈수록 경쟁 구도가 불분명해지는 가운데 남은 컨소시엄 간 ‘원 그랜드 컨소시엄’ 구성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는 상황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NBC컨소시엄 1대 주주였던 한국단자공업을 비롯해 경인열린방송(KTB)컨소시엄 2대 주주인 제일곡산(하림의 대주주), 굿TV컨소시엄의 공동 1대 주주 황금에스티 등이 사업권 재도전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지난번 경인민방에 도전했던 5개 컨소시엄 대부분이 기존 컨소시엄 형태를 잃게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주주들이 빠져나가면서 각 컨소시엄이 탄력을 잃게 됐다”며 “그러나 남은 컨소시엄이 하나로 뭉치는 이른바 ‘원 그랜드 컨소시엄’은 오히려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포기한 자와 남은 자=NBC컨소시엄 관계자는 “1대 주주 한국단자공업은 도전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제일곡산 관계자는 “하림 계열에선 도전 의사가 없다”고 확인했다. 황금에스티 고위 관계자도 “심사에 디지털방송 사업권까지 포함된 것은 우리 역량을 넘어선 것이어서 불참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TVK컨소시엄을 이끈 휴맥스도 도전 포기를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재도전 의사를 밝힌 곳은 굿TV컨소시엄 4대 주주인 CBS, NBC컨소시엄의 주요 주주 서울문화사와 대한전선, KTB컨소시엄 1대 주주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KIBS컨소시엄 1대 주주 영안모자 등이다.

 ◇원 그랜드 컨소시엄 구성 논의=원 그랜드 컨소시엄 논의는 ‘CBS(컨소시엄명 굿TV)-기협중앙회(KTB)-영안모자(KIBS)’ 사이에 이뤄지고 있다. 3개 컨소시엄은 현재 상황으론 단독 컨소시엄을 고집하긴 사실상 어려운 게 현실이다.

 무엇보다도 자본금 마련이 최대 난제로 꼽힌다. 지난 1차 심사 때는 아날로그방송 사업권만 걸려있었던 데 비해 이번엔 디지털방송 사업권도 포함됐다. 따라서 컨소시엄 설립자본금은 대략 1400억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방송위원회도 심사기준 완화는 없다는 원칙을 밝히고 있다. 방송위 관계자는 “지난 1차 심사 때와 마찬가지로 경인지역에 건전하고 재무적으로 튼튼한 방송사를 선정한다는 기본 방침은 변함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번과 똑같은 정도의 컨소시엄이라면 이번에도 기준점인 650점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경고인 셈이다. 원 그랜드 컨소시엄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한 관계자는 “1대 공동 주주로 기협중앙회와 영안모자가 나서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조율중”이라며 “경우에 따라선 굿TV의 공동 1대 주주인 기전산업도 같은 지분율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3개 사업자로는 현재 ‘CBS-영안모자’ ‘기협중앙회-영안모자’ ‘영안모자-CBS’ 등이 예상된다. 현재로선 1대 주주 자리에 대한 협상과 함께 각 컨소시엄 주주의 지분율도 협상의 주요 이슈다. 3개 컨소시엄이 똑같이 33.3%씩 나눠갖는 시나리오가 될지는 미지수다.

 한편 NBC컨소시엄은 한국단자공업이 빠진 가운데 4.96% 지분율을 보유했던 대한전선이 1대 주주로 올라서는 새 형태의 컨소시엄 논의가 진행중이다. 컨소시엄 관계자는 “대한전선이 1대 주주로 나서고 서울문화사가 주요 주주 그리고 추가적인 주주사 영입을 통해 재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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