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넥슨·NHN·네오위즈·CJ인터넷 등 국내 5대 메이저 온라인게임업체의 매출이 2006년을 기점으로 1조원 시대를 맞을 전망이다. 이로써 국내 온라인게임 산업 규모가 2000년 꿈의 1조원을 돌파한 지 꼭 6년만에 2배 늘어난 2조원 시장으로 급성장하는 신기원을 이루게됐다.
전문가들은 “게임업계의 영업이익률이 제조업에 비해 최고 20배에 달하는 점을 감안할 때 5대 메이저의 1조원대 매출은 제조업의 20조원 매출에 버금가는 경제효과를 내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더게임스가 엔씨소프트·넥슨·NHN·네오위즈·CJ인터넷 등 5개 메이저 온라인게임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업체의 올 매출 목표 총액은 무려 1조148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5대 메이저가 달성한 매출 8376억원보다 약 40%가량 증가한 수치다.
# 전년대비 40% 성장 목표
업체별로는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3600억원선에 달하는 매출을 돌파한데 이어 올해 ‘길드워’의 해외시장 성공과 ‘시티오브히어로’ 등 신규 게임의 해외 시장 진출 기대감으로 전년 대비 10% 성장한 3960억원을 매출 목표로 잡았다.
엔씨소프트는 그러나,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시장 지배력이 높아지고 있고 일본 매출도 전체의 10%대로 성장, 내심 사상 첫 4000억원대 진입을 자신하고 있다.
‘카트라이더’ 등 대박 캐주얼 게임의 영향으로 작년 매출이 약 2200억원으로 2004년(1100억원) 대비 100% 가량 성장한 넥슨은 올해 목표를 3500억원으로 책정했다. 넥슨은 올해 대작 게임인 ‘제라’ 서비스와 함께 중국과 일본 등 해외 매출이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수확기로 접어들며 가파른 성장세를 탈 것으로 보고 있다.
검색부문의 호조로 지난해 4분기 인터넷 기업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NHN도 게임분야에서 지난해 921억원을 벌어들였지만 올해는 1300억원으로 41%가량 높게 잡았다.
NHN은 특히 일본법인인 NHN재팬이 부동의 넘버1 게임포털로 자리잡아 올해도 대폭적인 성장세를 이어가 국내 사업과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확신하는 분위기다.
네오위즈와 CJ인터넷도 각각 올 매출 목표를 1450억원과 1270억원으로 대폭 늘려잡았다. 네오위즈의 경우 주력 게임인 ‘스페셜포스’의 매출이 상승곡선을 계속하고 있는데다 올해 월드컵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받을 ‘피파온라인’을 비롯해 송재경사단의 ‘XL1’ 등 기대가 큰 신작들이 많아 매출목표 달성을 낙관하고 있다.
CJ도 넷마블재팬이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고 ‘서든어택’ 등 기대작이 수확기로 접어들어 무난히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한껏 기대하고 있다.
# 해외 시장 선전 여부가 변수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이 본격적인 성숙기로 진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 5대 메이저기업의 매출 목표는 다분히 공격적인 것이다. 가장 보수적으로 경영 목표를 잡은 엔씨소프트가 10% 가량 늘려잡았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이에대해 해외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국내보다 해외에서 매출 발생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1조원 돌파가 무난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실제 이들 5대업체는 국내 게임시장 경쟁이 치열할 것을 우려, 국내 매출을 상대적으로 지난해 수준이거나 10∼20%정도로 상대적으로 낮게 잡았다.
결국 변수는 해외이다. 올해 해외 시장에서의 성적표에 따라 명암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들 업체는 이에따라 올해 해외 매출을 전년대비 40%에서 많게는 50% 이상으로 늘려 잡고 해외 조직과 마케팅 강화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NHN이 이미 글로벌 게임 사업 총괄 본부장으로 천양현 일본 지사장을 선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엔씨소프트도 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길드워’에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향후 나올 게임들의 해외 론칭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넥슨은 김정주사장이 일본, 미국, 중국을 오가며 해외사업에 올인한 상태다.
다만 중국이 자국의 온라인게임산업 보호를 위해 진입장벽을 높이고 있는데다 중국산 게임이 시장 지배력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등 악재도 적지않다. 미국산 블록버스터게임 ‘WOW’가 미국, 유럽에 이어 중국 등 중화권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그러나, 국내업체들도 WOW에 필적할만한 블록버스트 게임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는데다 한국산 캐주얼 게임이 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어 매출 1조시대 진입이 무난할 것이란 낙관론이 우세한 상황이다. 이모션 김남철 사장은 “중국시장이 어렵다고 하지만 국산 캐주얼 게임의 매출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 매출 1조시대 진입의 의미
5대 메이저 매출이 1조원대를 맞는 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무엇보다 게임산업은 고부가 SW업종으로 경제효과가 제조업의 약 20배에 달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만큼 게임산업이 국가적으로 중요한 매머드급 산업이자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꽃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게임매출 1조원은 제조업의 20조에 버금간다”면서 “특히 수출 비중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는 면에서 수출 효자 산업으로서의 가치도 새삼 강조된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선정한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가능성이 데이터로 입증
된 것이란 점에서도 의미가 적지않다. 게임은 참여정부가 전략적으로 추진중인 10대 차세대 성장동력중 하나인 디지털 콘텐츠&솔루션 분야를 대표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 1위 매출이 4000억원대 이르고, 5대 메이저만으로 1조원을 넘는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게임산업은 이제 어엿한 성장산업군에 포함됐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처럼 5대 메이저기업의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서며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확대되면서 산업의 양극화에 따른 후유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실제 올해 국내 온라인게임 산업 규모가 2조원대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5대 메이저업체의 매출이 1조2000억원에 달할경우 전체의 무려 60%를 차지하는 셈이 된다.
중소 온라인게임업체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미국, 일본 등 선진국처럼 몇몇 메이저 업체가 주도하는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의 심화로 중소 개발사들의 자유로운 창작 의욕이 꺾을 수 있다는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게임 산업규모 2조원, 5대 메이저 매출 1조원 시대를 맞아 이제 우리 게임업계도 산업의 균형 발전과 장기적인 산업 인프라 확충에도 함께 고민해야할 때가 됐다”고 입을 모은다.
<안희찬기자 chani7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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