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남부를 아비규환으로 만들었을 당시에도 피해지역에 안정적으로 가스를 공급한 배가 있었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탄생시킨 ‘LNG-RV’였다.
바다 밑 수 천 ㎞ 지점에 존재하는 NG(천연가스)는 뽑아내는 것도 어렵지만, 운반 역시 매우 힘들다. 다행히 NG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메탄은 온도를 낮춰 LNG로 액화시키면 600분의 1 정도로 부피를 줄일 수 있어 저장에 대한 고민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항상 -163℃ 정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LNG선 만의 특수한 장치들이 필요하다.
그래서 제작된 것이 LNG-RV다. LNG-RV에는 자체적으로 재기화장치(Regasification)가 설치돼 있어 LNG로 압축해 운반한 가스를 목적지에 도착한 다음 손쉽게 NG로 바꿀 수 있다. 만일 이 장치를 육상에 설치할 경우 그에 따르는 비용이 매우 클 뿐 아니라, 육상으로 운반하는 도중 LNG의 온도가 변하지 않도록 상당히 번거로운 과정들을 거쳐야만 한다. 또 LNG-RV에는 NG를 해저터널에 연결해 직접 가정으로 공급하는 시스템도 갖춰져 있다. MAPS라는 이름의 이 시스템은 마치 우주에서 우주정거장과 우주선이 도킹하듯, 물속 깊이 잠겨있는 해저터미널을 정확히 찾아내 오차 없이 배와 연결하는 신기술이다.
LNG선을 먼저 구상한 것은 미국이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바다 위를 떠다니는 천연가스 공장인 LNG-RV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경제적 효과는 물론 세계 속에 국가의 위상까지 드높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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