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싹이 움텄다. 나랏일 할 새내기, 행정고시 48회 동기들이다.
쿵덕쿵덕, 새싹들 가슴 박동으로부터 ‘세계 산업 4강’ ‘우주시대’ ‘초일류 통신·문화 강국’ 등이 함께 움튼다.
꼭 있어야 할 공무원(양정화), 현장과 결합한 행정을 펼칠 공무원(이주원), 우리나라 정보통신산업에 꼭 필요한 공무원(이항재), 넓고 균형잡힌 시야와 추진능력을 갖춘 공무원(조상준) 등 나랏일을 믿고 맡겨달라는 아우성!
나랏일이 흐트러지면 국민이 괴롭다. 나랏돈을 잘못 쓰면 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새내기 공무원들에 시선이 가는 이유다. 어떤 새싹들이 움텄는지 한번 들여다보자.
“실물경제를 보는 안목을 길러 우리나라가 세계 산업 4강, 무역 8강을 조속히 이루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배우고 노력하겠습니다.”
양정화 사무관(27·산업자원부 산업구조과)이 조근조근 야무진 포부를 펼쳐놓았다. 자신을 스스로 ‘경제학도’라더니, “산자부가 실물경제에 가장 가까운 곳이어서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학도 3대 희망이 교수, 금융인, 관료인데 그 중 하나(관료)가 됐으니 배운 것(경제학)을 실제 적용해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겸손함도 갖췄다. 빛은 나지 않지만 없어선 안 될 사람이 되겠단다. 그래서 밤낮 열심히 일하는 선배들을 보며 많이 배우기로 마음을 다졌다. ‘될 성 부른 떡잎’인 것 같다면 너무 성급할까.
이주원 사무관(25·과학기술부 우주기술개발과)은 “과학기술과 국민 사이에 벽이 가로놓인 느낌”이라며 “현장을 과학기술 행정에 결합해내겠다”는 현장행정론을 불쑥 내밀었다. 그는 지난해 11월 과기부에 배치된 뒤 현장에 다녀보니, 과학계 겉(화려한 과학자)과 속(열악한 연구환경)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자기계발에 힘쓰며 전체를 볼 줄 아는 공무원, 현장을 아는 공무원이 되겠다”고 결심했다.
이 사무관은 국가 연구개발 전반을 조정하는 과기부에서 더욱 많은 것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해 지원했다. 과기부가 뽑을 ‘한국 첫 우주인’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거의 실·국장, 아니 장·차관급 행정론을 갖춘 우주인 후보다.
이항재 사무관(30·정보통신부 통신기획과)은 “정보통신부라는 이름이 신선하고 새로웠고, IT부처에서 전공(전자공학)을 잘 살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지원했다”고 말했다. 작게는 정통부에 도움이 되고, 크게는 국가 정보통신산업에 꼭 필요한 공무원이 되겠단다.
그는 정통부 직원들이 굉장히 바쁘고 세련됐다는 것에 놀랐단다. 늘 접하던 공무원(?)과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는 것. 자신도 하루빨리 제 몫을 하며 업무에 도움을 주는 공무원이 될 계획이란다. ‘신 맞고’를 치고, ‘스타크래프트’와 ‘카트라이더’를 즐기며,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에 적지않이 흥분하는 걸 보니 ‘정통부 직원다운 공무원’이 될 것 같다.
‘카트라이더’라는 단어에 이끌려 록, 게임, 만화, 영화 등을 나열하며 눈빛을 반짝이는 새내기가 또 있다. 조상준 사무관(25·문화관광부 저작권과)이다. 조 사무관은 보람(공직)있고 흥미(문화)로운 일을 하고 싶어서 문화관광부에 갔다. 그런데 마냥 흥미롭게 즐기기만 할 생각은 아닌 모양이다. 넓고 균형잡힌 시야와 추진능력을 갖춘 공무원이 되어서 우리나라 문화발전에 기여하겠단다.
혹시나 싶어 “새로 만들 저작권법(개정안) 특징이 뭐냐”고 물었더니, “친고죄 규정을 특수한 경우에 한해 부분적인 비친고 적용이 가능해진다”며 “저작권과 모든 직원들이 법 개정작업에 매진중”이라고 대답했다.
공직에 도전한 계기가 “행정고시 출신 교수님들이 존경스러워서”라기에 “왜”냐고 물었더니, “행정학(전공)계에는 공직생활(행시)을 하다가 해외 유학한 뒤 교수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고결한 인품을 가진 분들이기에 잘 보고 배우겠다는 뜻”이란다.
새싹은 푸르다. 2006년 새봄, 움트는 그 모습이 당차다. 나랏돈 쓰며 나랏일 할 행정고시 48회 새내기 공무원 모두, 화이팅!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