펨토(femto)초는 1000조분의 1초다. 1초를 1000조로 쪼갠 거다. 몇 초쯤인지 가늠키 어려울 뿐만 아니라 표시하기에도 벅차다. ‘0’ 뒤에 소수점을 찍고, 다시 ‘0’을 14개나 나열한 뒤 ‘1’을 써넣어야 한다. 그야말로 극초단(ultrashort)이다.
펨토초 레이저를 이용하면 빛(레이저)에서 발생한 열이 주변으로 전달되기 전에 물체를 가공할 수 있다. 라식 수술을 더욱 안전하게 시술하고, 미세혈관을 봉합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펨토초 레이저에서 뽑아낸 2차 광원인 펨토초 ‘양성자 펄스 빔’이나 ‘이온 펄스 빔’도 피부 깊은 곳 아주 작은 부위를 정밀하게 진단한 뒤 암세포만을 없앨 수 있다. 장차 혈관 속에 풀어놓을 나노 로봇을 만들 때에도 펨토초 레이저 같은 초정밀 도구가 필요할 것이다.
펨토 기술은 시간적 극한을 다루고, 나노(nano·10억분의 1) 기술은 공간적 극한에서 발전 속도가 빠르다. 그런데 펨토초 테두리 안에서는 물질이 시·공간적 하나로 움직인다고 한다. 이는 펨토 기술이 나노를 향해, 나노 기술이 펨토를 향해 마주보고 달리는 셈이란다.
결국 ‘빛은 1펨토초 동안 약 100나노미터를 달려간다’는 문장에서 펨토·나노 기술을 융합한 ‘극초단 극미세 세계의 서막’이 엿보인다. 궁극적으로는 두 기술을 융합함으로써 펨토의 1000분의 1인 ‘아토(atto)초’와 나노의 1000분의 1인 ‘피코(pico)미터’, 즉 원자와 원자핵 세계를 과학기술자 손 아래에 두겠다는 것.
세계가 ‘나노 더하기 펨토’에 주목하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2008년까지 480억원을 들여 ‘초고출력 펄스 광양자빔 시설’을 고등광기술연구소에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1테라(tera·조)와트에서 20, 100, 300, 500테라와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출력의 펨토초 레이저 설비들을 갖출 예정이다.
사진=고등광기술연구소 연구원들이 정부 관계자에게 레이저 설비를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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