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배
김석동 재정경제부 차관보가 16일 과천청사에서 정례브리핑을 통해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 방안의 하나로 ‘혁신형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금융지원 확대’ 내용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재경부 산하 양대 신용보증기관인 신용보증기금(신보)과 기술보증기금(기보)이 벤처·이노비즈기업 등 혁신형 중소기업에 대해 보증연계 투자를 크게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기술 중소기업에 매우 환영할 내용이다. 특히 최근 은행권이 담보 없는 기술 중소기업에 융자를 거의 중단, 이들의 투자는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김 차관의 발표에 따르면 신보와 기보가 작년에는 각각 보증연계 투자로 65억원과 5억원을 집행했지만 올해는 100억원씩 총 200억원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양 기관의 올해 보증연계 투자가 작년보다 무려 3배 이상 늘어났다.
그러나 사실을 들여다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작년보다 오히려 줄었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양 보증기관이 연초에 확정 발표한 보증연계 투자 목표치는 500억원(신보)과 100억원(기보)이었기 때문이다. 당초 6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실제로 집행한 규모는 전체의 11.7%인 70억원에 불과했던 것이다. 목표치를 기준으로는 올해 신·기보의 보증연계 투자는 작년(600억원)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김 차관보 발표가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올해 목표치 축소가 재경부와 깊이 연관 있다는 점 때문이다. 신기보에 따르면 작년에 양 기관이 목표치에 턱없이 부족한 투자를 집행하자, 올해 예산을 크게 축소한 것이다.
김 차관보가 지난해 양 기관이 목표치로 얼마를 세웠는지를 기억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신·기보가 재경부와 모든 업무를 협의해 결정하는만큼 재경부에서 모를 리 없다.
정부의 자금지원 내용은 중소기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막대하다.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정부의 정책자금 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런 생색내기식 지원발표는 오히려 중소기업계의 반발만 살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경제과학부·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