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삭발 투혼 KTF매직엔스 레알 명성 회복한다

KTF매직엔스는 이번 시즌에 어떤팀보다 불운했던 팀으로 기억된다. ‘스타크계 레알마드리드’라 불리 울 정도로 초호화 멤버를 자랑하면서도 우승의 문턱에서 늘 좌절해야 했기 때문이다. 전기리그에선 눈부신 활약을 하며 ‘역시 KTF’ 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결승전에서 라이벌 SK텔레콤T1에 힘한번 못쓰고 무릎을 끓었으며, 후기리그엔 플레이오프에서 돌풍의 핵 삼성전자칸에 0대 4란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이제 남은 것은 그랜드 파이널뿐.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KTF는 이에따라 벼랑끝에서 ‘삭발 투혼’이란 배수진을 치고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스포츠선수들의 삭발은 슬럼프에 빠져있는 자신을 추스르고 다시 한번 비상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는 KTF 선수단의 삭발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일각에서는 팀 내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강경론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그랜드 파이널 결과로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어떤팀과 비교해도 선수구성이 좋고 ‘이번 만큼은…’이라는 선수들의 각오가 대단해 선수단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고 있다. 최근 조용호가 7차 MSL에서 우승하는 등 개인전 성적이 좋은 것도 사기진작에 한몫 단단히했다. 정수영감독은 “현재 팀내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이번 만큼은 우승한다는 목표다. 선수들에게 경기장에서의 마인드 콘트롤을 통해 평소 연습한데로 경기하라고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KTF 선수단은 이에따라 플레이 오프 상대로 누가 올라와도 자신있다는 표정이다. 삼성칸이 껄끄러운 상대임에 틀림없지만, 후기리그 플레이 오프에서의 치욕적인 패배가 오히려 약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비록 상대 전적에서 뒤져있지만, GO가 올라온다해도 자신있다는 생각이다. 그동안 중요한 경기에서 패배했던 것이 선수단의 기량보다는 정신력과 팀워크의 해이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를 받는 KTF로선 승리를 위한 길을 찾은 듯한 분위기다. 정 감독은 “개인적으로 지난 후기리그 플레이오프전에 복수을 위해 삼성이 올라왔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그러나 어느팀이 올라와도 자신있다”고 덧붙였다. KTF가 그동안의 부진을 씻고 이번 그랜드파이널에서 ‘e스포츠계 레알마드리드’란 명성에 걸맞은 성적을 낼 지 벌써 결과가 궁금하다.

<김명근기자 diony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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