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보통신기술 독해시험` 확산

21세기 정보통신환경에 걸맞는 기술소양을 테스트하는 ‘정보통신기술 독해시험’(ICTLA: Information, Communication and Technology Literacy Assessment)이 미국 교육계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AP통신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대학수학시험인 SAT와 GRE 등을 관장하는 ETS가 올들어 일부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정보통신기술 독해시험(ICTLA)’을 도입해 교사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ETS는 학생들의 정보통신 활용능력을 평가할 기준을 마련해달라는 기업요구에 따라 지난 2002년부터 ICTLA를 개발해 왔다. 회사측은 ICTLA는 인터넷에서 필요한 정보를 고르고 평가하는 정보처리능력을 측정하는 테스트이며 2분기 중에 세부 시험지침을 확정하고 전국 대학과 고교, 개인을 상대로 영업활동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ICTLA는 학교마다 설치된 컴퓨터실에서 치뤄지며 수험생은 1시간 15분 안에 총 14개의 주관식 문제를 풀어야 한다. 각 문제는 ‘보스턴시의 연령별 인구분포를 검색엔진으로 찾아 도표로 정리한 뒤 e메일로 발송하라’는 식으로 구성된다.

수험생은 최저 400∼ 최고 700점까지 평가점수를 받는다. 또 해당학교는 웹접속, 정보관리, 통합능력, 신뢰성 평가, 창조성, 커뮤니케이션 등 7개 분야별 성취도를 통고 받는다.

ICTLA는 특정분야의 전산지식이 아니라 IT기술을 활용하는 지적능력을 평가하는 잣대라는 점에서 교육계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일부 고교에서 ICTLA를 시행한 결과 대부분 학생들이 온라인 정보를 검색하는데 매우 익숙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찾아낸 정보를 이해하고 신뢰도를 평가하는 단계에서 개인간 점수차이가 크게 벌어졌다고 교사들은 설명했다.

이미 텍사스와 웨스트 버지니아 주정부는 ICTLA를 지역 고교에 전면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어서 수년내 대학입학이나 취직시 참고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하지만 정보통신 활용능력은 기하학이나 수학과 달리 정확한 측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SAT같은 주요 입시기준이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신중론도 있다.

다만 어린 학생에게 정보처리능력이 읽기, 쓰기, 셈만큼이나 중요해진 상황에서 ICTLA 같은 테스트 도입이 시급하다는데 미국 교육계는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텍사스 주교육청의 아니타 기븐스 장학관은 “우리 조상들은 학교에서 극히 제한된 지식만 외우면 됐지만 인터넷 시대에는 필요한 정보가 어디 있는지 알아내는 능력이 훨씬 중요하다”면서 학생들의 정보문맹률을 낮추기 위해 ICTLA 도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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