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연구센터 설립은 국내 업계의 예상을 깨는 ‘획기적인 사건’이다. 그동안 국내 포털 업계는 구글이 다른 나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본사의 서비스 상품을 현지화해 영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시나리오를 깨고 구글이 센터 설립을 통해 단순 현지화라는 소극적 영업 전략에서 탈피, 기존 검색은 물론이고 차별된 한국형 서비스까지 선보일 계획을 마련함에 따라 구글 후폭풍은 당초 예상보다 훨씬 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구글이 전세계적으로 센터를 설립한 나라가 미국을 제외하고는 4개국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시장 공략이 본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다.
◇구글 ‘기술로 정면승부’=구글은 전세계적으로 전략적인 주요 거점 국가에 영업사무소 외에 기술센터를 별도로 설치, 운영하고 있다. 이는 임원급을 포함한 전세계 직원의 70∼80%가 기술 인력으로 구성된 구글의 기업 특성을 반영하는 대목이다. 이들 센터는 본사의 핵심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지 조건에 적합한 서비스를 개발, 제공하고 있다.
구글 한국사무소 측에 따르면 한국에 설립될 센터 역시 구글이 전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 검색 등 기본 서비스 외에 한국 인터넷 이용자들의 입맛에 맞는 특화 서비스를 직접 발굴하는 것이 주요 임무다. 단계적으로는 현재 미 본사가 운영중인 한국어 검색 사이트(http://www.google.co.kr)도 이 센터에서 맡을 방침이다.
◇토종 포털, 1∼2년 후 장담 못 해=구글의 국내 시장 상륙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국내 포털들은 이번 센터 설립에 대해 “당장은 아니더라도 1∼2년 후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긴장하는 모습이다.
구글은 이미 2년 전 한국에 유한회사 형태로 법인을 설립하고 키워드 광고 사업 등을 추진, 연간 수백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구글이 본격적인 한국 시장 공략을 망설여 온 주요 이유도 네이버·엠파스 등 국내 검색 사이트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사업 모델 발굴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센터 설립 계획으로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본사 차원의 한국 시장 공략이 구체화되고 있다.
국내 검색 포털의 한 관계자는 “국내 검색 서비스 기술은 한국 사용자들의 성향에 맞춰 매우 수준높게 진화해 왔으며 어쩌면 구글이 한국의 이 같은 앞선 서비스 노하우를 배우려 들지도 모른다”면서도 “당장 우수 인력 유출 문제 등이 불거질 수 있고 국내 업체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국내 조직 마무리 단계=구글은 올해 센터 설립을 계기로 검색 등 서비스와 키워드 광고·콘텐츠 업체와의 제휴 등 영업 부문에서도 발빠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구글 한국 영업사무소는 최근 재무·사업 개발 임원 선임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또 3년 내 세 자릿수까지 직원을 충원한다는 것이 내부 방침이다.
하지만 1년여 넘게 진행해온 지사장 선임은 좀더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구글 관계자는 “지금까지 총 70여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으나 본사에서 적임자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국내에서 못 찾을 경우 차선책으로 재미교포 등을 대상으로 물색할 가능성도 있다”고 귀띔했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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