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전자업계 `나락의 늪` 빠지나

‘일본 전자업계가 또 다시 나락의 수렁으로 빠질 것인가’

일본 유력 주간지인 닛케이비즈니스가 올 한해 일 전자업계는 ‘하극상’과 ‘국제 재편’ 등을 거치며 양극화와 함께 지각변동을 겪는 이른 바 ‘격동의 시기’를 맞게 될 것이라는 충격적 전망을 내놨다.

닛케이비즈니스 최신호(1월 10일자)는 일 전자업계가 성장을 주도해 온 평판TV·DVD리코더·휴대폰 등 디지털 가전의 가격 하락 여파로 최근 2년 여 간 부풀었던 ‘성장 시나리오’를 접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닛케이는 △성장잠재력을 갖춘 신제품 부재 △지속되는 채산성 악화 등을 들어 기존 10여개사에 달하는 전자 대기업군 체제의 붕괴현상이 이미 진행중이라고 지적했다. 메릴린치증권재팬에 따르면 일 전자 관련 13개사의 2005 회계연도 매출은 총 60조9000억엔·총자산 53조엔·종업업 175만명이다. 닛케이의 결론은 이 거대한 일본 전자호(號)가 양극화에 따른 필연적 구조조정의 풍랑 속에서 ‘업계 재편’을 맞게 되리란 것이다.

닛케이는 마쓰시타 등 거대 기업 외에 후나이전기 같은 알짜배기 중견기업들이 전자 재편 작업에서 인수자로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위기의 전자업계=일 전자업계의 매출 영업 이익율은 4.1%로 도쿄 증권거래소 상장 기업 평균인 6.5%를 크게 밑돈다. 일 전자업계가 전반적인 일 경기 회복 기조를 못따라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게다가 기업간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어 2005년 상반기 만족할 만한 이익을 올린 기업은 마쓰시타전기산업, 샤프 등 분야별 부동의 1위업체에 불과하다. 반면 적자로 돌변하면서 채산성없는 부문 축소 및 특정부문 제휴 등의 구조조정을 서두르는 산요전기, 파이어니어, 일본빅터(JVC), 히타치제작소 등 4개사들의 장기적 안정적인 성장 궤도 진입여부는 불투명하다. 에 올라서기 어려우리란 전망이다.

이는 중장기적인 생존을 위한 대대적인 재편론 등장의 배경이 되고 있다.

메릴린치는 “대형 전자 11개사 체제 하의 결산은 2005 회계연도가 마지막이 될 것”이라며 초대형 업계 재편 폭풍을을 예고했다.

◆재편 멀지 않았다=산요전기가 가장 먼저 재편 작업에 나섰다. 이 회사는 2005 회계연도에만 2330억엔 최종 적자가 예상된다. 채무 초과를 회피하기 위해 지난 해 말 다이와PI와 미국 골드만삭스그룹, 미쓰이쓰미토모은행 등을 참여시켜 3000억엔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TV와 백색가전 분야에서는 중국 하이얼그룹·삼성전자 등과의 제휴 추진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산요전기의 이같은 움직임역시 사업 매각을 전제로 한 제휴가 되리라고 내다보고 있다. 또 올 한해 부문별 구조조정이 잘 진행되면 산요 전체를 인수하려는 주체도 나타날 가능성이 높으리란 전망이다. 2005 회계연도에 870억엔 적자를 기록한 파이어니어는 사장을 교체하고 사업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국내외 40개 공장을 30개로 줄이고 사업별 ‘컴퍼니제’도 폐지한다. 산요전기의 자랑이던 PDP TV 사업인수자로는 ‘PDP 넘버원 독식’을 노리는 마쓰시타, PDP TV 라인을 갖지 못한 소니 등이 부상했다. NEC 역시 휴대폰 사업의 실패, 거액의 반도체 투자 등으로 사업 재편이 불가피하다. NEC전기는 히타치·미쓰비시전기의 LSI 통합사인 르네사스반도체과 통합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전망=일 전자업계는 과거 10년 간 평판TV, DVD리코더, 휴대폰, 디지털 카메라 등 디지털 가전에 투자를 집중해 왔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생존이 가능한 기업은 각 분야별 1·2위업체로 나머지 업체들은 사업 매각이나 철수 등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일 전자업계는 지난 90년대 재편 작업을 거친 자동차업계와 같은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