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진흥 및 과학기술문화 창달에 크게 기여해 온 과학기술진흥기금이 오는 2009년께 완전 고갈될 위기에 처했다.
8일 과학기술부 및 정부출연연구기관에 따르면 지난 92년부터 작년 말까지 총 1조6000억원이 조성된 과학기술진흥기금은 2004년 기금 순조성 누계액 9023억원을 기점으로 매년 평균 27.8%씩 감소, 2009년 말에는 기금을 모두 소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금 실태=지난 92년 국가 핵심기술에 대한 기업의 기술개발 투자활성화를 위해 정부 및 민간 공동 출연으로 도입된 과학기술진흥기금은 정부가 1582억원, KT 등 민간이 3328억원을 조성했으나 정부 출연금은 98년, KT 등 민간 기금은 2001년 이후 끊긴 상태다. 2003년부터는 복권 수익금마저 복권기금 전입금으로 전환되며 크게 줄었다.
과기부는 2004년 657억원, 작년 1122억원(추정치) 등 매년 1000억원대 안팎의 기금 수지적자를 예상했다. 이에 따라 기금 순조성 누계는 2007년 5065억원에서 2008년 3204억원, 2009년 2148억원 등 연평균 27.8%씩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사업 지출 규모는 매년 5000억∼6000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올해 국채발행을 통한 편입 기금 2254억원을 포함해 총 5024억원을 책정했다.
◇기금 고갈 원인=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데 원인이 있다. 과기부는 올해 과기영재인력 양성 사업비를 작년 대비 27.8% 늘린 324억원, 과기문화 창달사업은 10.1% 증가한 384억원을 지출할 계획이다. 여기에 △바이오신약장기사업 155억원 △일체형 원자로기술개발 65억원 △과기펀드 융자 지원 200억원 △대덕특구투자조합출자 200억원 △산자부 산업기술개발 지원 1360억원 △해수부 미래형 해양기술 개발 지원 120억원 등 신규 지출을 예상하고 있다.
과학기술계 관계자는 “국채 발행으로 충당하는 사업이 있지만 국채 편입 예산이 모두 사업비로 나가는 점을 감안할 때 순수 사업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대안은 있나=과기부가 기금의 신규 조성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아직 대안이 없다. 기술료 수입 등을 기금에 편입하자는 의견도 있으나 실효성은 미지수다. 과기부가 거둬들이는 출연연의 기술료 수입액 전체 규모가 100억원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국채 발행에도 넘어야 할 산이 있다. 과기부는 올해부터 향후 4년간 1조원 가량의 국채를 조성할 계획이지만 5년 뒤에는 상환해야 하는 빚이다. 과기부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대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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