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의 기능에는 재정 조정과 재정투융자 2가지가 있다고 한다. 전자는 재원이 부족한 공공기관 등에 국가가 일정수준의 행정 유지를 위해 예산을 지원하는 것이고, 후자는 민간의 시설 투자나 운영을 장려하기 위한 투자·융자를 뜻한다.
재정조정 기능은 과거 60∼70년대 경제개발계획시대에 흔히 볼 수 있었다. 하지만 80년대 이후에는 금액의 축소와 합리화가 이루어지는 추세다.
투융자 사례로는 몇 년 전 미국과 유럽연합이 상계관세 등 통상 공세를 취했던 하이닉스반도체 사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미국 등은 ‘한국 정부가 보조금 지급을 통해 하이닉스의 경쟁력을 의도적으로 변화시켜 공정경쟁을 위반했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반면 우리 정부는 보조금 지급이 개별국가의 경제정책의 목적에 따라 운용되는 경제 주권(Sovereignty)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같은 사안을 두고도 주장이 서로 엇갈리는 것은 보조금이 갖는 양면성 때문이다. 예컨대 후발국 입장에서는 한정된 자원으로 선택과 집중을 하려다 보니 보조금은 중요한 경제정책수단이 된다. 반면 선진국은 과거 자신들이 어떻게 했든 이제는 보조금 없이 똑같은 조건에서 경쟁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하이닉스 사건을 그대로 재현한 게 요즘의 휴대폰단말기 보조금 문제다. 단말기 건이 불거지고 있는 것은 보조금 지급 금지 시한을 못박은 관련 법의 효력이 내년 3월로 만료되기 때문. 정부는 보조금지급 금지 시한을 연장하는 관련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입장이고 그 반대편에 있는 이해 당사자들은 현행법 조항의 자연 일몰을 주장하고 있다. 법 개정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도 금지기간을 2년으로 할 것인가 3년으로 할 것인가를 두고도 계산이 엇갈리는 형국이다.
국내에서 출간되는 한 백과사전은 보조금에 대해 ‘그 성질상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고 정실이나 부정이 개입되기 쉽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지급 주체가 정부일 때는 국고 낭비가 우려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동통신사업자가 단말기 보조금을 지급할 경우에도 여러 부정적 측면이 있을 터다. 물론 그렇다고 보조금 제도를 아예 없앨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쩔 수 없지만 보조금이 갖는 양면성의 하나가 산업을 키우는 순기능이기 때문이다.
IT산업부·서현진부장 j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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