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씨텍(대표 고석태·권봉수 http://www.kctech.co.kr)은 꾸준한 회사다. 87년 설립됐으니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업체의 1세대라 해도 무리가 없다. 93년 기술연구소와 1500평 규모의 공장을 설립, 반도체 장비 첫 생산을 시작으로 십여년 간 꾸준한 성과를 올리면서 대표적인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96년에는 300억원대의 매출을 달성하고 97년에는 거래소 시장에 상장해 견실한 성장을 지속하게 된다.
시련도 없지 않았다. IMF 외환 위기를 맞으면서 반도체 산업의 침체기를 맞게 된 것. 이때 케이씨텍은 LCD 장비 사업을 새로운 돌파구로 찾았다. 거래소 상장으로 확보한 250억원의 공모자금을 LCD 장비 개발에 쏟아부었다.
LCD 전공정 장비인 웨트 스테이션(Wet Station)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 장비는 첫해 70억원에서 2002년 230억원, 2003년 340억원의 매출을 회사에 안겨주면서 주력 상품으로 떠올랐다. 이 제품은 지난해 88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세계 일류화 상품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케이씨텍은 이 같은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7세대급 이상의 LCD 장비에 대응할 수 있는 3500평 규모의 클린룸을 보유하면서 업계를 대표하는 장비 업체로서 면모를 갖추게 된다.
고석태 사장은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국내외 회사들과의 다양한 협력 덕분에 성장할 수 있게 됐다”며 “매년 130억여원을 투입하는 R&D를 통한 빠른 성장 추구와 시스템 보완을 통한 장기적인 기반 다지기를 동시에 추진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의 발판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케이씨텍은 경영 체계의 내실 기하기에 눈길을 돌렸다. 2002년부터 권봉수 사장을 품질 경영을 위한 전문 경영인으로 영입, 고석태-권봉수 투톱 체제를 갖췄다.
고 사장은 나아가 스스로 감시자 역할에 머물 것을 강조하면서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또 5개의 자회사를 설립하면서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중장기적 성장의 기반을 다각화하는 데 성공했다.
케이씨텍은 △가스 스크러버(gas scrubber) 등 반도체 관련 환경 장비를 생산하는 케이피씨 △고순도 카본 재료를 생산하는 티씨케이 △PDA CPU 모듈을 생산하는 디오텔 △클린룸·플랜트를 설계·시공하는 디오이 등 5개 자회사군과의 동반 성장 체제를 확고히 했다. 고 사장은 “자회사군을 통해 사업 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과 성장의 원동력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R&D에 대한 집중도도 여전히 크다. 초기 회사 성장의 원천이었던 반도체 장비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300㎜ 웨이퍼용 세정기 개발을 완료했다. 또 신개념 반도체 장비 개발로 반도체 장비 사업 부문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LCD 장비 분야에선 핵심 장비인 PR코터(coater)의 개발을 완료했다. 또 LCD 4대 핵심 장비로 평가받는 트랙시스템(track system)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체 인원의 20%를 상회하는 연구 인력을 보유하고 매년 매출액의 7∼8%를 R&D에 쏟아붓고 있다. 이 힘으로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566억, 755억, 1624억원으로 급성장을 이뤘다.
고 사장은 “향후 3000억원 이상의 매출과 300억원 이상의 이익을 달성하는 회사로 만들어 종국에는 세계 10위권의 반도체 및 LCD 장비 회사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강조했다.
◆이끄는 사람들
케이씨텍은 고석태 사장과 권봉수 사장의 투톱 체제로 운영된다. 고 사장이 회사의 경영일반과 중장기 비전을 찾는 데 주력한다면 권 사장은 안성 공장을 중심으로 품질 경영을 주도하는 구도다.
고 사장은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출신이지만 연구개발보다는 영업통으로 독보적인 입지를 다졌다. 대성그룹 계열사인 대성산소를 거쳐 87년 창업한 그는 강한 친화력으로 산업계의 높은 신뢰를 얻고 있다는 평이다. 해외 전문업체들과의 다양한 협력을 통해 발판을 다진 케이씨텍의 성장사(史)도 이 같은 고 사장의 캐릭터와 무관하지 않다. 업계의 화합이 제1 과제인 디스플레이 장비 업계에서 협회장(한국디스플레이장비재료산업협회)을 맡은 것도 같은 이유다.
권 사장은 관계사인 티씨케이 대표를 거쳐 2003년 케이씨텍에 합류했다. 서울대 화공과를 졸업하고 화학·소재 관련 기업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 안성공단에 위치한 1·2·3공장을 중심으로 회사의 생명인 품질 경영을 추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지난 2년간 품질 경영을 바탕으로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원동력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케이씨텍이 일본 재팬파이오닉스와 합작 설립, 반도체·LCD 제조용 가스 스크러버를 생산하는 케이피씨는 이영우 사장이 이끈다. 부산대 기계설계학과를 졸업해 오랜 대기업 생활을 거친 그는 케이피씨를 맡아 고성장은 물론이고 신사업 진출까지 일궈냈다. 매년 60% 이상의 매출 성장을 주도하는 한편 지난 9월 일본 쇼와뎃코사와의 추가 합작을 통해 신사업 부문 진출을 앞뒀다. 케이씨텍은 내년 3월부터 IR-오븐(Oven)을 본격 생산할 계획이다.
도카이카본과의 합작사로 반도체 재료를 생산하는 티씨케이는 이순창 사장이 지휘한다. 이 사장은 건국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케이씨텍 영업총괄과 부사장을 거쳤다. 26%의 높은 이익률을 달성하는 회사로 티씨케이를 성장시킨 주역이다.
디오텔과 디오이는 케이씨텍이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내기 위해 설립한 ‘꿈나무’들이다. 이의행 사장은 PDA와 임베디드 CPU모듈로 1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디오텔을 성장시켰다. 이 사장은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조직 문화를 이끌어내는 마인드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케이씨텍의 엔지니어링 사업 부문에서 분사한 디오이는 케이씨텍의 경영지원 부문을 맡아왔던 이수희 사장이 맡았다. 그는 디오이를 매년 60% 성장하는 회사로 이끌면서도 케이씨텍 그룹의 경영지원 분야 핵심 업무를 추진하는 역할을 병행하고 있다.
◆시스템 경영전략
요즘 고석태 사장의 머리 속엔 ‘시스템’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 차 있다. 설립 후 지금까지 매출 확대와 차세대 먹거리를 위한 R&D만을 목표로 전력질주를 해 왔다면 이제는 지속 가능한 회사의 발전모델을 만들어야 하겠다는 생각에서다.
국내 유수의 대기업이 갖춘 탄탄한 시스템을 벤치마킹해 시스템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목표다. 이사회 중심경영이나 감시자로서의 대표이사 역할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다른 점은 사람의 힘만으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은 물론이고 시스템의 힘으로 지탱하고 성장한다는 것.
“쉽게 말해 나 없이도, 어떤 특정한 직책의 사람이 없이도 회사가 잘 운영되고 발전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는 게 고 사장의 설명이다. 흔히 중소기업 창업주가 빠지기 쉬운 독단을 경계하는 이 같은 경영 철학은 5개의 자회사군을 통한 회사의 외연 확장 전략과 전문 경영인 위주의 경영 전략에 잘 나타나 있다. 이사회를 강화해 CEO의 독단을 견제하는 구도를 만들겠다는 의지도 같은 맥락이다. 케이씨텍은 이를 통해 지금까지의 20여년에 이어 향후 80년의 성장을 보장하고 ‘100년 기업’으로 남겠다는 청사진을 품고 있다.
‘100년 기업’으로 가기 위해 시스템 외에 사람에 대한 투자도 열심이다. 인재 육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교육 훈련을 강화했다. 기본 역량 교육과 성과 역량 교육 체계로 이원화해 교육 훈련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교육 이수학점 제도를 인사와 연계해 효과를 극대화했다. 특히 성과 역량 교육을 통해 개인의 역량뿐 아니라 조직의 역량을 극대화해 사업 목표 달성에 이바지하겠다는 전략이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