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보화가 우리 산업과 사회 전반에 깊숙이 진행되면서 우리 생활 곳곳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번거롭게 은행을 찾지 않아도 집에서 인터넷을 통해 각종 요금을 내거나 다른 계좌로 이체할 수 있고, 세무서에 가지 않고도 세금이나 각종 공과금을 간단히 전자납부할 수 있게 됐다. 증권회사에 직접 나가는 대신 집이나 사무실에서 주식매매 주문을 할 수 있게 된 것도 벌써 오래 전 일이다.
이렇게 정보화는 편리함과 신속성으로 우리 생활을 좀 더 여유있고 풍요롭게 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IT 발전과 더불어 정보화도 더욱 진전돼 앞으로도 우리 생활에 더 많은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사물에 빛과 그림자가 있는 것과 같이 정보화도 앞에서 말한 편익과 함께 역기능도 있다. 전기는 우리 생활에 커다란 유익을 주지만, 전기공급이 갑자기 차단되면 공장 가동이 일시에 멈춰 생산이 중단된다든지 고층빌딩도 걸어서 올라가야 하는 엄청난 혼란과 불편을 초래하기도 한다. 또 원자력은 저렴한 비용으로 막대한 에너지를 공급해주는 아주 유용한 에너지공급 수단이지만 잘못 관리하면 체르노빌사건과 같이 엄청난 재앙을 가져다 주기도 하고, 핵무기로 사용되면 가공할 만한 파괴력을 가진 살상무기가 될 수 있다.
정보화도 마찬가지다. 잘못 관리하고 부정하게 사용된다면 편익에 못지않은 역기능이 있다. 해킹에 의한 정보 불법유출, 인터넷 금융사고, 개인정보의 불법유통으로 인한 프라이버시 침해, 무계획적인 정보화 추진으로 인한 비용과 예산낭비 등 커다란 피해를 주게 된다.
이러한 정보화의 역기능을 예방하기 위한 기능이 있는데 바로 ‘정보시스템감리’다. 몇 년 전 인천국제공항 개항을 앞두고 가장 중요한 통합정보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개항이 지연될지 모른다는 신문 기사를 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우려와는 달리 제때에 정상 가동돼 차질없이 개항됐다. 이는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시부터 민간 정보시스템감리회사가 투입돼 철저히 사전점검을 한 것이 중요한 요인이었다고 생각한다.
이와 같이 감리는 대규모 자원이 투입된 대형 프로젝트가 실패하지 않도록 예방하고, 예산 낭비 없이 효율적으로 운용되는지 조사하며, 정보화기획이 적절하게 수립되었는지도 점검한다.
나는 몇 년 전 정부의 한 부처가 발주한 ‘정보화전략계획수립’ 사업의 감리를 수행한 적이 있다. 모 시스템통합(SI) 회사가 수주해 6개월 동안 30여명이 투입돼 작업한 결과 3년 동안 420억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계획안을 감리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중요한 내용을 재검토해 140억원을 절감, 280억원으로 최종 예산을 확정한 사례가 있었다. 나 자신도 이 결과를 보고 독립적인 제3자에 의한 감리의 필요성을 절감했던 기억이 새롭다.
일반적으로 기업에서는 효율적으로 정보화를 추진하면 20% 정도 비용을 절감하거나 20% 정도의 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SI 회사가 일반 회사의 정보화를 위해 동일한 비용으로 외주계약을 하여 수익성을 유지하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민간 부문의 정보화에도 효율화 여지가 많다. 아직까지는 정보시스템감리는 공공기관이 주로 발주하고 있으나 민간 부문에 활용되면 기업 정보화의 효율화에 따라 경영혁신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앞으로 우리 정부와 사회 및 기업에는 더욱 많은 정보화 투자가 필요하다. 막대한 자원의 투입에 따른 효율적 운용을 점검하는 정보시스템감리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어 올해 안에 국회에서 정보시스템의 감리법제화가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경덕 한국정보시스템감리협회장 king0418@unite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