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닉스의 박환기 사장(52)은 20대 때인 28년전 창업한 이래 줄곧 공장자동화장비 부품 업계에 투신해 왔다. 부산 국제시장에서 창업해 지역업체들의 자동화 기기를 개발, 생산해주던 데서 시작해 60여 개국에 4000여개 품목을 수출하는 어엿한 수출기업으로 자리잡기까지 과정에 대해 업계에선 ‘쉽지 않은 일을 해냈다’는 감탄의 시선을 보낸다. 척박한 국내 자동화 산업계의 풍토에서 보기드물게 성공한 ‘풀뿌리 업체’라는 평이다. 국내 공장자동화 분야는 80년대 대기업들이 의욕적으로 진출했으나 현재는 대부분 이를 포기한 상황이다.
박 사장은 “공장자동화 부품은 다품종 소량공급 제품이기 때문에 기존의 강자인 유럽, 일본 업체들의 틈새를 뚫고 생존하는데 쉽지 않았다”고 했다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제조설비 담당자들이 값싼 부품 하나 때문에 비싼 제조기기를 망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에 새로운 부품을 채택하기를 꺼립니다. 국산 제조장비의 수출이 많지 않은 점도 난제였습니다. 이를 뚫으려면 부단한 연구개발과 해외판로 개척만이 해결책이라는 생각이었죠.”
이를 통해 오토닉스는 6개국의 판매법인, 60여개국의 에이전트를 통해 4000여개의 자동화 장비 부품을 수출하는 수출기업으로 성장했다. 다가오는 무역의 날, 관련 업종으로는 처음으로 수출 1000만불 탑을 수상한다. 수출 1억 달러를 넘긴 회사가 70여개(지난 해 기준)에 달하는 가운데 이제서야 1000만 달러를 넘겼지만 국내 산업환경이 척박한 자동화 부품 분야에서는 처음있는 일이다.
“지금도 해외판매법인이 비용만큼 수익을 얻어내지 못하는 구도입니다. 하지만 센서, 제어기 시장은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이미 확보한 수출 네트워크를 활용, 전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한 연구개발을 통해 좋은 제품을 만들어내면 앞으로는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최근에는 근접센서 제품 개발에만 8억원 가량을 투입, 처음으로 전용 집적회로(IC)를 개발·적용하면서 제품의 고급화에 시동을 걸었다. 지금까지 범용부품으로 브랜드를 알리고 유통망을 뚫어왔다면 이를 안정시킨 지금부터는 고기능 센서 등 고부가가치 부품으로 승부하겠다는 것. 20대 청년이었던 28년전 창업해 풀뿌리 중견기업으로 성장시킨 박 사장은 82년 브랜드를 만들 때부터 수출을 염두에 두고 ‘오토닉스(Automation+Electronic)’라는 이름을 지을 정도로 수출에 주력했다.
박 사장은 “중국에 ‘짝퉁’ 제품이 유통되는 것을 보고 한편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갔구나 생각하기도 했다”며 “내년 이후에도 인도 등 산업규모가 큰 국가들에 판매법인을 추가설립하고 수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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