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국가망 구축 10년](하)남은 과제

 초고속국가망 사업은 서울·부산 등 144개 지역을 연결하는 고속·대용량의 기간전송망과 초고속 ATM 교환망을 구축하고, 시·군·읍·면 단위까지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전국 규모의 초고속정보통신 기반을 완성하는데 핵심 역할을 했다.

또 정부·연구계·의료 및 교육 등 주요 공공 기관들이 초고속국가망을 이용하게 함으로써 통신사업자들의 전국적인 망 고도화를 유도하는 효과를 올렸으며, 이를 통한 지역·세대 간 정보격차 해소에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박주석교수(경희대)는 “초고속국가망은 우리나라 정보화 지수를 실제로 끌어올린 대표적인 요인”이라며 “단순히 공공 분야의 기간망이 아닌 이를 기반으로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높인 사업으로 공공 사업 중에 대표적인 성공 케이스”라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남은 숙제는 2만㎞의 광케이블 인프라의 활용을 극대화하는 것,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통신·방송·인터넷 융합 서비스 시대를 준비하는 것으로 모아진다.

우선 올해로 끝나는 초고속국가망 사업은 내년부터 정통부와 한국전산원이 역할 분담해 정부부처 및 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전자정부 통신망 서비스와 학교 및 공공기관 대상의 공공통신망 서비스 두 개로 분리된다. 망 소유권이 구축을 맡았던 KT와 데이콤으로 넘어가는 대신, 서비스 주체는 각각 3개 민간 사업자가 선정됐으며, 초고속국가망 서비스가 본격 경쟁체제로 돌입하게 된 셈이다.

공공기관은 그동안 지불했던 이용료보다는 부담이 다소 늘어나게 됐지만, 본격적인 민간사업자의 서비스 경쟁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그만큼 선택의 기회는 많아졌다.

한국전산원은 “공공정보통신 및 전자정부 통신망 서비스는 정부의 IT839 전략에 기반한 서비스를 먼저 수용함으로써 초고속국가망 사업에서와 같이 향후 등장할 신 산업을 선도하는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필요가 있다”며 “공공 서비스 차원에서 필요한 정보통신 신규서비스를 효과적으로 개발·적용하여 전자정부를 통한 업무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쟁체제의 초고속국가망 서비스는 융합 서비스와 밀접히 연결돼 있다. 광대역통신망(BcN)은 ‘품질보장형 광대역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통합 네트워크를 일컫는다. 현존하는 유·무선통신망 및 방송망이 연결되고, 이를 기반으로 멀티미디어 영상전화, 고품질 VOD, 개인 맞춤형 방송, 콘텐츠 대화형 방송 등 다양한 응용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조건에서 공공기관 역시 그에 맞는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전산원의 신상철 IT인프라구축단장은 “이용자 중심의 서비스 환경 요구와 사업자의 새로운 수익 창출 동기에 의해 융합형 멀티미디어 서비스 보급이 확대될 것”이라며 “이제까지의 초고속국가망 사업이 초고속정보통신 기반 확보를 위한 망 구축의 중심의 서비스 형태였다면, 앞으로는 공공기관에 대한 서비스의 측면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돼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 이상 정부의 직접적인 투자를 통한 망 구축 사업은 진행되지 않지만, 정부는 네트워크 사업자들이 BcN을 조기에 구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공공기관이 융합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정책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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