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가 이동전화 사업자로부터 제출받는 영업보고서상에서 음성·데이터 매출의 회계 기준을 아예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14일 정통부 관계자는 “음성·데이터 회계 기준을 분리한 전례가 없어 시간을 갖고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현재 접속료 산정시 음성·데이터 접속원가 배정비율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일부 유선통신사업자의 요청에 따른 것이지만 현실화할 경우 논란의 대상인 이동통신 부가서비스(데이터) 요금 문제로 비화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상호접속료 산정시 음성과 데이터는 정통부의 ‘정책적 판단’에 의해 9대 1의 비율로 배분돼 왔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등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상호접속료 산정시 음성·데이터 원가 배정비율의 개선에는 공감하나, 회계기준 분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뿐더러 의미도 없다며 반박했다.
◇배경=음성과 데이터 부문의 회계 분리 주장은 유선사업자들로부터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 현재 통신사업자의 회계 분리 기준은 일차적으로 역무기준이다. 그러나 정부는 요금규제 등의 이유로 유선사업자에 더 세분된 회계 분리를 요구하고 있다. KT를 예로 들면 시내전화의 경우 가입자선로(가입자망)와 시내망(교환기단)을 분리해서 원가계산을 하고 있다. 초고속인터넷서비스 역시 액세스망과 백본망 부문을 분리하고 있다. 반면 주파수를 할당받은 단일 역무 제공업체로서 이동통신사업자들은 아직 이 같은 세분된 원가 계산을 요구받지 않고 있다. 따라서 상호접속료 산정시 음성·데이터 원가 산정 및 배정비율을 개선하자는 취지가 강하다. 나아가 부가서비스 요금문제까지 짚고 넘어가 음성 접속료를 내려보겠다는 속내도 깔려 있다.
◇“동의는 하나 합리적 기준을 찾자”=이통사업자들은 음성·데이터부문 회계기준 분리 주장에 대해 “원론적으로는 맞지만 결과적으로는 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향후 서비스 진화방향을 볼 때도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유선사업자들의 요구대로라면 영업보고서를 앞으로는 음성통화·무선인터넷·SMS 등으로 분리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합리적인 배분 기준이 없다는 것. 또 앞으로는 음성과 데이터(SMS)를 결합한 요금상품이 쏟아질 텐데 굳이 구분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게다가 음성이 패킷방식으로 전송되는 완전IP(All IP) 환경이 되면 분리는 더더욱 의미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KT가 제기하는 형평성은 명분일 뿐 약점(데이터 요금인하)을 건드려 접속료를 낮추려는 목적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접속원가 계산에서 기지국을 비롯한 데이터 전용장비는 제외돼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반영될 경우 데이터 쪽 원가 반영 비율이 높아지면서 결국 음성 접속료 원가가 낮아진다는 것이다.
◇전망=통신업계는 최근 정통부 주재로 두세 차례 모임을 갖고 일단 “원가계산에 합리적인 방법론을 찾자”는 정도의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통부 역시 데이터 요금 원가를 현실적으로 파악해 볼 때가 된 만큼 어떤 형태로든 방법을 찾아보자는 방침이다.
그러나 정통부는 이번에 KT가 제출한 현재 적용하고 있는 음성·데이터 가입자 기준 산출 방식이나 SK텔레콤의 통화량 기준 산출 방식 모두 적당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예컨대 KT 방식대로 하면 음성·데이터의 원가는 5.5대 4.5 비율이 되지만 SK텔레콤이 주장한 통화량 기준일 경우 99대 1이 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통신업계는 현재 논의중인 상호접속료 산정 기준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음성·데이터 회계 기준 분리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혜선·서한기자@전자신문, shinhs·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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