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새로운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을 때 즈음이다. 지인들과의 모임에서 이제 주변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아닌가하는 얘기가 오고 갔다. 그때를 계기로 사회에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생각했다.
‘기회가 온 것일까?’ 중소기업에 종사하는 지인들과의 자리에서, “이 회장(필자) 같은 분이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를 끌어줘야 한다”는 제안을 받았다. 이후로도 여러 번 권유를 받았고 그때마다 필자는 손사래를 쳤다. 그러나 점점 횟수가 늘어나면서 서서히 결심을 굳혀가기 시작했다.
당시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필자가 몇 개의 중소기업을 운영하면서 겪은 어려움이었다. 소위 잘 나가는 대기업 계열사 최고경영자에서 내 사업으로의 창업을 단행했지만, 필자 역시도 우리나라 중소 기업인들이 공통으로 느끼는 돈, 사람이 부족하고 판매시장이 작은 어려움을 겪었던 때가 있었다. 정말 ‘누군가가 그때 도움이 되었더라면, 이런 제도가 정비만 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함께 중소기업을 위해 뭔가 할 수 있다면 제대로 해내야겠다는 큰 결심이 섰다.
2005년 1월13일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에 2대 협회장으로 취임하게 되었다. 협회장으로서의 역할을 생각한 끝에 현재 중소기업에 있어 매출, 자금난이 얼마나 힘든 여건에 있는지 정부에 알리고 경제정책이 중소기업으로 기울어질 수 있도록 사명감을 갖고 든든한 발판이 되어줘야 한다고 결심했다. 이는 곧바로 협회를 통해 실천되어 갔다.
첫번째로 과감히 조직확장을 시도했다. 중소기업을 위한 사업을 전문적으로 진행해 나가기 위한 첫 움직임이었다. 또한, 중소기업이 가장 현실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야에 협회가 나서서 도움을 주자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시켜 나갔다.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것이 기술 혁신이라면, 중소기업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은 실질적인 교육이다. 개개인이 아닌 전체가 모여서 커리큘럼을 형성하고 교육한다면 큰 효과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는 비단 회원사를 위한 것일 뿐 아니라 전체 중소기업을 위한 길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일이 진행되어 나갔다.
현재 협회에서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교육, 자금지원, 이노비즈기업 유치를 위한 지회구축 등의 사업들을 일사천리로 진행 중이며 9개월 남짓 된 지금 눈에 띄는 경이로운 성과를 보이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그들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서는 경험도 중요하고 때론 전문적인 지식도 필요하게 된다. 남들이 변화하는 것을 보며 필자도 아직도 부족한 무언가를 채우기 위해 학교에 다니고 있다. 개인적으로 대학원에 입학한 것도 먼저 경험한 사람으로서 경험한 것들을 알려주되, 두서 있게 알려주자는 것이었다. 그것 역시 지식 전달자로서의 임무라고 생각한다.
나이 들어 대학원에 진학하니 얻어지는 것이 새로웠다. ‘학생들이 교수와 어떻게 저렇게 의견을 스스럼없이 주고 받을까’ 의아했다. 그것은 바로 그럴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었기 때문이었다. 필자 역시 이끌어가는 조직 구성원들도 그런 분위기를 조성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많은 시도를 하고 있다.
회사원에서 대표이사로, 사업체의 사주에서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협회장으로 필자는 꾸준히 자신을 변화시켜왔다. 이제는 회원사뿐 아니라 전체 중소기업에 방향을 제시하고, 기술혁신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미래 지향적인 혁신적 조직문화를 결성하는 것이 필자의 소임이라 생각한다. 그 초석을 다지는 일을 조용하지만 꿋꿋하게 그리고 반드시 해내리라 기대해 본다.
jylee@dnedne.com
※필자가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장에 당선돼 올 1월 취임식에서 협회기를 흔들고 있다.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ET단상]데이터 시대의 전략적 선택, 엣지 AI
-
2
[ET시론] 2025년을 준비하는 로봇 산업
-
3
[ET톡] 경계해야 할 중국 반도체 장비 자립
-
4
[ET대학포럼] 〈202〉저성장 한국 제조업, 홍익인간에서 길을 찾다
-
5
[사설]국회 '반도체 특별법' 논의 속도 내야
-
6
[김장현의 테크와 사람] 〈65〉일자리 문제는 시간 싸움
-
7
[최은수의 AI와 뉴비즈] 〈11〉CES 2025가 보여 줄 'AI 비즈니스 혁신' 3가지
-
8
[GEF 스타트업 이야기] 〈54〉한 없이 절망 했고, 한 없이 기뻤다
-
9
[인사] 신한카드
-
10
[사설] 트럼프 2기 산업 대비책 힘 모아야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