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실명제 도입 논란 재점화

그간 정통부와 업계·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진행됐던 정부의 제한적 인터넷 실명제 도입 논란이 이번에는 국회에서 공론화됐다.

1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인터넷실명의무제 심층진단 토론회’에서는 행사를 주도한 진영(한나라당)·유승희(열린우리당) 의원을 비롯해 정부, 기업, 사회단체, 학계 전문가 7명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정보통신부가 지난 9월 12일 ‘제한적 인터넷 실명제 의무화’ 방침을 발표하고 관련 법률을 정비해 내년 입법화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학계와 업계, 시민단체가 강력한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실명제를 통해 사이버폭력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정부와 실명제가 또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학계 및 업계의 입장 차이가 여전했다.

 특히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유승희 의원이 법제도 중심의 문제 해결 방식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 정부의 인터넷 실명제 도입이 사실상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 날 토론에 참석한 민경배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는 “실명제는 또다른 사이버폭력을 초래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며 “올해 발생한 일련의 사이버폭력 사건을 봐도 익명성에 의한 무차별 인신 공격보다는 이슈가 된 후 사건 당사자의 개인정보가 인터넷상에서 유출돼 당사자의 미니홈피나 블로그를 통한 명예훼손 때문에 발생한 사건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민교수는 또 “여론조사 결과도 네티즌의 70% 이상이 실명제 도입을 찬성한다는 사실만 주목받았는데 네티즌의 70% 이상은 실명제가 가져 올 개인정보 유출과 또다른 사이버폭력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며 “익명이냐 실명이냐는 논쟁에서 벗어나 사업자와 네티즌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진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도 “업계가 반대하는 것은 실명제 의무화이지 실명제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며 “정부가 우선 실명제 도입이 사이버폭력을 줄일 수 있다는 증거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봉하 정통부 인터넷정책과장은 “제한적 인터넷 실명제는 실명과 익명을 균형있게 적용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실명제는 최소한 자기책임성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김성벽 청소년위원회 매체환경팀장은 “인터넷의 기본적인 이념이 자신을 다양하게 알리고 교류를 촉진시키는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볼 때 사이버 공간에서 익명성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며 서로가 믿고 신뢰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는 점에서 실명제의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경배 교수는 “정부의 실명제 도입 추진이 사이버폭력 근절을 위해서인지 아니면 자기책임성 강화를 위한 것인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만일 사이버폭력 근절이 1차적인 목적이라면 실명제는 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터넷 실명제의 효과에 대해서는 업계와 학계가 부정적인 의견을 보인 반면 정통부 및 청소년위원회 관계자는 분명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해 실명제 도입 효과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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