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리셔, 유통업체 등 게임 시장의 양대 축을 아우르는 게임단체인 한국게임물유통협회(KIEMA) 2기 출범을 계기로 극심한 침체에 허덕이고 있는 게임유통업계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통물협회는 지난 12일 2기 집행부 출범식을 갖고 허건행 케이디엔스마텍 사장을 제 2대 회장으로 선출했다. 지난 2002년 출범한 KIEMA는 무려 4년만에 새로운 집행부를 맞아 패키지·콘솔 시장의 부흥을 외치고 있어 장기불황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패키지·콘솔업계로부터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출범한 한국게임물유통협회(KIEMA) 2기 집행부는 ‘침체된 오프라인 시장을 살린다’는 캐치프레이즈를 전명에 내걸었다. 패키지·콘솔업계가 장기불황에 허덕여온 만큼 이같은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2기 집행부의 행보는 큰 관심사였다. 실제 출범식에는 임종민 국회의원을 비롯해 협회 각 지부장등 100여명의 게임관련 인사들이 대거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 회원사 갈등해소·불법복제 근절이 가장 큰 과제
협회 2기 집행부는 캐치프레이즈를 실현시키기 위한 당면 과제로 회원사간 갈등 해소와 불법복제 근절을 내세웠다. 협회 내에 서로 입장과 이해가 다른 퍼블리셔와 게임 소매상 등이 뒤섞여 있다보니 갈등구조가 고착화돼 협회가 유명무실해졌고 불법복사가 시장을 위축시킨 주범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허건행 회장은 회원사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허 회장은 “한쪽에서는 불법복사를 하고 한쪽에서는 이를 단속, 회원사간 갈등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며 “하지만 서로의 사정을 잘 알고 터놓고 지내는데 복사가 이뤄질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허 회장은 이에 따라 최근 협회 내 축구동아리인 드래곤즈를 창단했다. 퍼블리셔, 유통사들의 직원들을 중심으로 한 이 동아리는 현재 50여명이 가입했고 수·일요일 아침마다 모여 축구를 통해 친목을 다지게 된다. 그는 이밖에도 회원사의 임직원들이 두루 참여할 수 있도록 산악회, 골프동호회 등도 계속해서 만들어갈 생각이다.
# 정회원과 준회원으로 나눠 운영키로
협회는 또 과거 회원사를 상대로 강압적으로 회비를 거두어들여 반발을 샀고 자발적인 참여가 저조했다고 판단, 회원을 정회원과 준회원으로 이원화해 운영할 계획이다. 준회원은 게임 관련 업체라면 모두 참여할 수 있으며 회비도 면제된다. 이에 비해 정회원은 회비를 내는 대신 협회에서 벌이는 각종 이익사업에 참여할 수 있고 프리미엄 서비스 등을 제공받게 된다.
일례로 협회는 고문 변호사 제도를 도입, 윤종수 변호사를 고문변호사로 선임했다. 고문 변호사는 회원사들중 법적 대처능력이 떨어지는 중소 도소매상 등이 법적 문제를 겪게 됐을 때 대처방안 등에 대해 상담해 주게 된다.
# 단속보다 사전계도 우선할 것
불법복제의 경우, 협회는 단속보다는 사전계도를 우선한다는 복안인데 오프라인으로 이뤄지는 불법복제는 크게 줄었지만 개인대개인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P2P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고 이에 강력히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KIEMA 2기 집행부는 아직 출범한지 얼마되지 않아 구체저이고 세부적인 사업 계획은 아직 수립하지 못한 상황이다. 따라서 협회가 침체된 패키지·콘솔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볼 일이다.
허 회장은 올해중으로 불법복제를 근절하고 협회 회원사들을 하나로 묶어줄 자신의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 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2기 집행부가 출범하긴 했지만 산적한 과제들을 간단히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처럼 보인다. 오프라인 유통이 워낙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프라인 유통의 선진화와 새로운 활로 모색이 필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허건행 집행부에 거는 기대가 큰 것은 이때문이다.
2기 집행부가 1기 집행부와 같이 유명무실한 협회가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협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업계의 자발적인 참여와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패키지·콘솔 시장이 워낙 침체해 이대로 손놓고 있다가는 공멸합니다. 업계가 스스로 대책을 세워야할 때입니다.”
허건행 한국게임물유통협회 신임 회장은 패키지·콘솔시장이 절대절명의 위기상황에 처했으며 이에 따라 다양한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 회장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회원사간 갈등이다. 서로 불신하다보니 특정 퍼블리셔는 특정 업자에게만 물건을 주는 등 유통구조가 왜곡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1기 때부터 불법복제 단속 문제로 회원사간 갈등이 붉어졌다고 보고 이를 해소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우선적으로 서로 얼굴을 맞대고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축구동아리 등 다양한 동아리를 만들기로 했다.
허 회장은 또 불법복제가 시장을 죽이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그는 “심지어 회원사까지 불법복제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시장을 죽이는 가장 큰 요인”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이익일지 몰라도 멀리 보면 결국 손해다”고 지적했다.
또 허 회장은 “불법복제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는 하지만 이는 P2P 때문에 오프라인을 이용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라며 “개인대 개인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P2P가 특히 문제인데 정부의 손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허 회장은 불법복제 문제도 퍼블리셔와 소매상이 서로 상생할 수 있도록 무조건적이고 일방적인 단속보다는 계도를 우선하기로 했다.
허 회장은 “서로 조금씩만 양보하면 되는데 시장 규모가 워낙 줄어들다보니까 너무 각박해진 것 같다”며 “불법복제가 줄고 시장이 커지면 대부분의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 회장은 정부의 패키지·콘솔게임에 대한 지원을 강력히 요청했다. 그는 “잘하고 있는 온라인만 밀어 생색만 내다가는 국내 게임산업이 완전 와해될 수 있다”며 “10년 뒤를 바라본다면 패키지·콘솔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게임선진국인 미·일의 게임 업체들이 온라인 분야에 눈뜨기 전에 우리도 콘솔과 패키지 분야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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