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 업]중국 일류기업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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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 열린 제8회 세계 화상대회는 행사 기간 단 3일 동안 8억3000만달러의 외자를 유치하는 엄청난 실적을 남겼다. 이 같은 성과 때문인지 2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는 각국으로부터 뜨거운 유치경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전세계 중국계 기업인(華商)이 한데 모이는 이 대회는 1991년 리콴유 당시 싱가포르 총리가 주도한 단순한 사교모임이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하면서 화상대회는 세계 각국이 눈독을 들이는 행사로 변모했다. 세계 6000만 화교인구 네트워크와 이들이 가진 약 2조달러의 자금력 때문이다. 화교 자본의 파워는 화상대회를 치른 캐나다와 호주에서 여실히 증명됐다.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던 1997년 한 해에만 홍콩 화상이 캐나다에 100억달러를 투자, 개최지였던 밴쿠버에는 ‘홍쿠버(홍콩과 밴쿠버를 합친 말)’라는 신조어가 생겨났을 정도다.

 중국이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중국을 단순히 노동력이 저렴한 지역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은 이제 없을 것이다. 가전, 철강,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정유, 반도체, 컴퓨터, 통신기기, 소프트웨어 등은 한국이 강점을 가진 분야지만 중국과의 격차가 2∼5년으로 줄어들었다. 최근에는 세계 주요 기업 인수에 나섰다. 롄샹, TCL, 비오이그룹 등이 이미 유명 IT 기업을 인수하며 전세계 M&A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다.

 이 책 ‘중국 일류기업을 찾아서’는 피상적으로 접근하는 데 그쳤던 용틀임하는 중국의 실체를 개별 기업 중심의 미세한 코드분석 작업을 통해 파고들어간 실측 보고서라는 점에서 눈에 띈다.

 전체 4부로 나뉜 이 책은 1, 2부에서 중국의 기업환경과 현황을 다뤘다. 가전, 통신설비, 컴퓨터, 반도체, 소프트웨어, 이동통신, 자동차, 철강 등 주요 산업별로 나눠 실제 기업 사례를 통해 중국에서 기업을 일궈 나가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내용을 소개했다. 특히 각 기업의 출자관계나 사업 내용, 생산성 비교 등을 도표나 그래프로 처리해 독자들의 이해를 도운 점도 돋보인다.

 3부에서는 대형화·집중화로 요약되는 중국의 기업정책과 중국기업의 구조조정 현황, 상하이 지역 개발 현장, 서부재개발 현장 등을 다뤄 미래 중국 기업의 경쟁력이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 예측했다. 특히 조감도만으로 보는 이를 압도하는 상하이 남부 둥하이대교와 새로운 금융의 중심 물류기지로 재건하려는 동북지역에 대해 상세하게 소개했다.

 마지막 결론에서는 막대한 외환보유액과 기업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는 정부의 정책 등으로 무장한 중국 기업을 이겨내기 위한 방향을 모색했다.

 이 책을 통해 더욱 구체적인 관점에서 중국 경제의 실상을 파고들어가 밀려오는 중국의 물결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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