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가 지난 25일 공청회를 통해 이동통신 단말기 보조금 지급금지 연장방안을 발표한뒤, 법제화를 서두르기 위해 이해관계 당사자들과 주변 설득에 안간힘이다. 고심끝에 마련한 안이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일부 사업자가 공개적으로 반대입장을 표시하는가 하면, 국회쪽 반응도 냉랭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통부는 26일부터 이동통신 3사를 상대로 의견조율에 나서는 한편, 국회 의원실을 일일이 들러 개정안에 대한 설득작업에 분주한 모습이다.
정통부는 이번에 제기된 일부 보완점에 대해 곧바로 실무 검토를 벌여 사업자간 의견 조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특히 보조금 일부 허용시 대형 별정사업자를 통한 보조금 지급이 기승을 부릴 것에 대비,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하기로 했다.
정통부 양환정 과장은 “대형 대리점을 별정 사업자로 활용, 무분별한 보조금 지급행태가 나타날 수도 있지만 자금부담이 큰 만큼 일단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면서도 “적발시 형사처벌이나 약관 등을 통한 사전 규제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사업자 가운데서는 공개적으로 반대했던 KTF도 일단 큰 틀에서 수용키로 입장을 바꾸고, 일부 보완을 요구하기로 했다. KTF는 정부안대로 약관을 통해 사업자 자율로 보조금 지급 범위를 정하는게 아닌, 법령에서 직접 보조금의 지급범위까지 규정해 달라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해 촉구하기로 했다.
특히 정통부는 법 개정에 가장 큰 장벽인 국회 설득에 힘겨운 노력을 벌이고 있다. 실제 정부안이 공개된 25일 과기정위 소속 의원들 상당수가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 상황이다. 내년 3월 자연일몰 시한까지 법제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데다, 의원들 사이에서도 보조금 금지연장에 대한 반대의견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종걸·홍창선의원(이상 열린우리당) 등은 “당연히 일몰해야 할 규정을 되살리는 것은 정책 일관성을 상실하는 것”이라고 했고, 김희정의원(한나라당)은 “보조금을 사실상 허용하는 결과를 낳게 돼 금지 연장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반응이다.
이에 따라 정통부는 일단 이번 개정안에 대해 3개 사업자와 국회를 상대로 포괄적인 의견조율에 나서는 한편, 여의치 않을 경우 의원입법을 병행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양환정 과장은 “어차피 최선의 대안은 나올 수 없는 사안 아니냐”면서 “그동안 소외됐던 장기 가입자들에 혜택을 주고 낭비 요소가 팽배한 유통망을 정비하자는 이번 개정안의 정책 취지를 이해해달라”고 볼멘 소리를 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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