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IT산업 경기가 다시 상승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이곳저곳에서 나오고 있다.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가 최근 1312개 IT업체를 대상으로 기업경기 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BSI가 9월 96에서 10월 107, 11월 110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IT기업들은 이제 IT경기가 완전 회복기에 들어섰고 갈수록 호전될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현장의 체감경기를 토대로 나온 전망이니만큼 기대감을 갖게 한다. 더욱이 BSI가 80선에 머물던 소프트웨어 및 컴퓨터 관련 서비스 부문마저도 10월과 11월 BSI 전망치가 100을 상회해 IT경기 호전을 실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IT산업 경기 전망도 희망적이다. 정보통신부가 주최한 ‘IT산업 전망 콘퍼런스 2006’에서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내년 IT산업이 수출 호조에 따른 정보통신기기 부문의 성장에 힘입어 8.1%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국내 IT산업 성장률 추정치가 2.3%에 그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큰 폭의 신장세로 매우 고무적이다.
세계 IT시장 성장 둔화로 올해 6.6%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IT수출 신장률도 내년에는 이보다 2배 정도 높은 11.5%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반도체 공급과잉 해소에 따른 가격 회복과 국내 업체의 메모리반도체 시장점유율 확대, LCD 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세 둔화, 모니터·디지털TV 수출 호조 등 기대요인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무리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우리나라 수출의 절반 가까이를 IT산업이 차지해 왔고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IT수출 증가가 대단히 반가운 소식임이 틀림없다.
더욱 고무적인 현상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국내 IT시장 전망도 밝다는 것이다. 내년부터 오는 2009년까지 국내 소프트웨어와 IT서비스 시장이 각각 연평균 8.9%, 8.5%씩 고도 성장해 IT시장 전체를 주도할 것이라는 게 IDC의 예측이다.
세계 경기의 회복 지연과 그에 따른 국내 경기침체의 원인을 파고 들어가 보면 IT산업의 부진이 핵심요인으로 자리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더구나 세계 IT산업에 대한 전망은 비관과 낙관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지나친 낙관은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본다. 자칫 지나친 기대심리가 우리에게 지금 가장 시급한 국제경쟁력 개선 노력을 저해하지나 않을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IT 수출이 잘된다지만 휴대폰, 반도체 등 일부 품목에 국한돼 있다. 또 가격에는 중국이나 동남아, 기술에는 일본에 밀리는 실정이다. 더욱이 경쟁국들이 첨단 IT분야의 기술·생산 등 모든 부문에서 맹추격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우리 IT제품의 경쟁력이 더 개선되지 않으면 수출 증가를 기대하는 것이 무리일 수 있다. 일부 특정 품목에 힘입은 수출 호조세가 모래성이 되지 않으려면 지속적인 상품경쟁력 향상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유망 수출상품의 발굴도 시급하다.
IT업체들은 이런 점을 감안, 낙관론에 근거해 내년 경영목표를 세워서는 안 된다. 8% 성장이라는 지표보다 모든 상황 변수를 면밀히 검토한 뒤 능력에 맞는 적절한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국제 시장이 불확실한 만큼 국내 소비가 회복 기미를 조금씩 보이고 있지만 아직 두드러진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는 환율, 유가, 금리 등의 불안요인에다 불확실한 경제정책이 작용하고 있다. 그만큼 정부는 IT수요를 진작할 수 있는 u코리아 정책의 본격적인 추진과 함께 현재 우리 경제에 악재로 인식되는 불확실성을 걷어내야 한다. 우리 IT기업이 세계 경제 회복에 동승할 수 있는 기반을 닫기 위해서라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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