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면 디스플레이의 현 주력 크기인 40∼60인치 제품군에서 LCD와 PDP 진영이 볼 만한 한판 승부를 벌인다. PDP는 이미 100인치대 시제품을 내놓았고 LCD도 이에 도전하고 있으나, 당분간 두 진영의 싸움은 현 주력 크기에서 어느 쪽이 한층 더 소비자의 구미를 당길 수 있는 요소를 확보하느냐에 귀결된다.
◇LCD 진영의 최첨단 기술=이번 전시회에 참여한 LCD 진영 업체는 삼성전자·LG필립스LCD·샤프전자·NEC·도시바마쓰시타디스플레이·CMO·CPT 등이 대표적이다.
LCD업계의 비밀 병기는 현재까지 PDP에 비해 크게 뒤지는 명암비. 아직은 기술개발 수준이지만 샤프전자가 LED 백라이트유닛(BLU)을 채택해 100만대 1의 명암비를 실현했고, 대만 CMO 역시 LED를 BLU로 사용해 5만대 1의 명암비를 실현한 패널을 내놓았다. 이는 LCD업계 내부에서의 기술 경쟁 추세가 지난해까지의 광시야각 기술에서 명암비로 급격하게 전환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PDP 진영뿐 아니라 LCD업계 내부에서조차 두려움을 느낄 만한 첨단 기술은 삼성전자가 내놓은 ‘32인치 컬러필터 없는(CFL) TV용 LCD’ 속에 숨어 있다. CFL LCD 가운데 세계 최대 크기인 이 제품은 전체 제조비의 20∼25%를 차지하는 컬러필터를 없앰으로써 생산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춰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또 LCD 응답 속도를 과거의 2배 이상 높인 제품도 대거 등장해 더욱 자연스러운 동영상을 내세워 PDP 진영의 추격을 뿌리치고 있다.
◇PDP 진영의 최첨단 기술=PDP 진영은 한국에서는 삼성SDI·LG전자 그리고 일본의 마쓰시타·후지쯔히타치플라즈마디스플레이(FHP)·파이어니어 등이 대표 선수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공교롭게도 삼성SDI가 LCD 진영의 대표 격인 삼성전자의 맞은편 부스에 자리잡아 PDP와 LCD의 흐름을 비교하며 볼 수 있었다.
PDP 진영의 40∼50인치대 기술 과제는 풀HD다. HD TV 방송규격인 1920×1080의 신호를 원화질 그대로 출력할 수 있는 풀HD는 향후 디지털 TV에는 필수다. 1년 전만 해도 70인치 이하는 풀HD가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팽배해 40∼60인치대 디지털TV 시장에서 LCD에 밀리는 요소로 작용했다.
이번 전시회에 삼성SDI는 50인치와 63인치 풀HD급 패널을 전시했고 42인치도 개발을 추진중이다. 또 마쓰시타와 파이어니어 등도 일제히 50인치 풀HD급 패널을 선보였다.
이 밖에도 PDP 진영은 빛의 반사가 전혀 없는 패널과 저소비전력 제품으로 LCD 진영에 도전장을 냈으며, 제품 설계를 단순화해 가격을 20∼30% 낮춘 시제품도 선보였다.
◇약점 보완·강점 강조가 승부수=LCD와 PDP 간 경쟁은 한마디로 ‘작은 것에서 큰 것으로 발전하는 제품과 큰 것에서 작은 것으로 진보하는 제품’의 싸움으로 표현할 수 있다. 40인치를 기준으로 그 이하는 LCD, 이상은 PDP라는 등식이 깨진 지 오래다.
이상완 삼성전자 LCD총괄사장은 “당분간 LCD는 PDP와 40∼60인치대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진영이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강조하기 위해 벌이고 있는 첨단 기술 경쟁은 평면 디스플레이 시장의 확대를 가속화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요코하마(일본)=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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