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에서 유선 인터넷 사이트를 서핑한다.’
유무선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는 최근 추세를 보면 결코 머지않아 도래할 얘기다. 웹브라우저와 모바일웹 표준화 작업이 급물살을 타면서 이르면 내년 휴대폰에서 유선 인터넷의 방대한 콘텐츠를 그대로 즐길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현재의 부분적이고 제한적인 접근이 아니라 웹사이트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인프라웨어, 텔레카, 액세스, 오픈웨이브 등의 브라우저기술 왑(WAP)브라우저 개발 업체들은 조만간 풀 브라우징을 지원하는 기능을 도입할 계획이다. 국제 웹 표준화기구인 W3C도 최근 웹을 사용하는 각종 모바일단말용 모바일 웹표준 제정 작업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휴대폰에서 웹서핑=왑브라우저 개발사들은 올 연말이나 내년 초 출시를 목표로 풀브라우징을 지원하는 기능을 개발중이다. 휴대폰의 작은 화면으로도 800×600픽셀 이상의 커다란 웹페이지를 보여주는 기능이 중심이다. 전체 웹페이지를 요약해서 보여주는 ‘페이지 썸네일’, 세로 스크롤만으로 브라우징을 가능케하는 ‘가로화면 최적화’, 프레임으로 구성된 웹페이지 브라우징을 도와주는 ‘스마트 프레임’, 웹페이지를 확대 또는 축소하는 ‘줌인/아웃’ 등이 대표적인 기능이다. 로그인 계정관리, 테이블/이미지 제거, 이미지 저장 등 부가 기능들도 개발중이다.
이런 기능들이 왑브라우저에 탑재되면 휴대폰으로도 인터넷 웹사이트를 방문, 방대한 온라인 콘텐츠를 사용하는 데 큰 불편이 없게 된다. 우선 다국적기업 텔레카는 내달 풀브라우징을 지원하는 ‘오비고 Q05A’ 브라우저를 선보일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인프라웨어가 내년 초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모바일웹 표준 제정=휴대폰에서 완벽한 웹 서핑을 하기 위해서는 브라우저의 기술적 발전만으로는 한계가 많다. 윈도 기반의 액티브엑스 기술 기반사이트나 국제 웹표준을 무시한 사이트는 휴대폰에서의 브라우징이 거의 불가능하다. W3C는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모바일웹 표준을 제정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이미 지난 5월 ‘모바일 웹 이니셔티브(MWI)’ 그룹을 만들어 가이드 라인 제정에 들어갔으며 ‘모바일OK’라는 인증마크 도입도 타진중이다. ‘모바일OK’는 표준 가이드라인을 잘 지켜 웹사이트와 호환이 가능하다는 것을 인증하는 마크로 무선 분야의 서버나 단말 등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W3C는 또 올해 말까지 가이드라인을 만족시키는 콘텐츠 및 웹 사이트 모범사례를 만들고 내년 상반기 표준 채택과 함께 테스트 기준과 검사도구 등도 마련할 예정이다. MWI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비롯해 노키아, 보다폰, NTT도코모, 에릭슨, 프랑스텔레콤 등 세계적인 통신·장비 회사들과 구글, AOL 등 인터넷 기업들이 참여중이다.
가장 큰 변수는 이동통신사의 정책이다. 이동통신사가 웹으로 연결하는 게이트웨이를 열지 않으면 풀브라우징 기술은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무선인터넷망 개방에 소극적이었던 그동안의 정책을 고려할 때 이동통신사들이 무선과 웹의 연동을 적극 지원할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초기 풀브라우징은 뉴스나 날씨, 교통정보, 검색, 게시판 서비스 등 제한적인 영역에 한정될 전망”이라며 “특히 원활한 웹접속을 위해서는 이동통신사들이 게이트웨이를 열어야 하는 만큼 향후 풀브라우징이 무선망 개방의 주요 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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