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참 비싼 `텔레비전`

19인치 흑백TV 가격이 1000만원대.

 지금은 박물관에서나 찾을 수 있는 19인치 흑백TV 가격이 자그마치 1000만원이라면 믿을 사람이 있을까. 그러나 1000만원짜리 흑백TV가 있었다. 40년 전의 얘기다. 1000만원이라면 지금 50인치대 PDP TV를 두 대 살 수 있는 있는 가격이다. 옛날 TV가격과 지금의 TV가격을 비교해보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금성사(현 LG전자)는 66년 8월 1일 국내 최초로 진공관식 다리가 네 개 달린 19인치 ‘TV수상기’ 500대를 생산했다. 이 제품 가격이 6만8350원이었다. 당시 대졸 초임이 1만5000원 정도였으니 TV 한 대를 사려면 물만 마시고 꼬박 다섯달 치 월급을 ‘탈탈’ 털어야만 가능했다. 한 조사기관이 발표한 요즘 제조업체 기준 대졸 초임 연봉은 2400만∼2800만원이다. 지금 다섯달 치 대졸 초임을 모은다면 1000만원이다. 흑백TV가 1000만원이라는 이야기가 실감난다. 1000만원이면 PDP TV에, 양문형 냉장고·김치냉장고·에어컨을 구입할 수 있다. 웬 만한 자동차 한 대 값이자 혼수장만 비용이다. 물가를 환산해보니 비싼 TV가 아닐 수 없다. 홍수가 나거나 불이 났을 때 제일 먼저 TV를 들고 뛰어나올 만했다.

 초기 컬러TV도 만만찮게 비쌌다. 80년대 초반 14인치 컬러TV가 국내 최초로 판매됐을 때 가격은 34만1000원. 당시 사립대학교 등록금은 평균 40만원 정도였다. 요새 사립대 등록금은 280만원 수준이다. 생각해보면 14인치 컬러TV 한 대 값이 지금 돈으로 200만원에 이르는 고가였던 셈이다. 그런 귀한 컬러TV도 90년대 들어서면서 20만원대로 떨어지더니 2000년대에는 15만원대다.

 최근 8000만원을 호가하는 LCD TV에 이어 1억5000만원짜리 LCD TV가 출시됐다. 최고의 기술은 물론이고 ‘명품’을 강조하기 위해 갖은 치장을 했다. 그러나 1억5000만원짜리 TV도 언젠간 1500만원, 아니 150만원으로 떨어질 날이 올 것이다. 기술이 가치를 만든다.

 김상룡차장@전자신문,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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