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다.
선선한 바람이 스치면 책 한권 읽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차일피일 미뤄온 영어공부도 다시 생각난다.
공부를 게임처럼 재미있게 할 수는 없을까.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게임에 푹 빠진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고민이다.
공부하고 싶은 계절, 가을엔 ‘에듀게임’으로 이런 고민을 해결해 보는 건 어떨까. 최근 교육과 게임을 결합한 에듀게임시장이 커지면서 게임의 수준이 무척 높아지고 있다.
공부보다는 놀이에 중점을 두면서 어린이들이 공부라는 것을 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것도 많다. 소재도 영어, 수리 등 전통적인 영역에서 음악, 바둑 등 예능분야로 확산되는 추세다.
그동안 ‘에듀게임’에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진 곳은 학습교재업체들이다. 이들은 초기에 유아를 타깃으로 한 에듀게임을 대거 선보였다. ‘재미나라’ ‘지니키즈’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게임은 게임과 인터랙티브 애니메이션이라는 놀이를 통해 유아들이 스스로 학습에 대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한 것이 대부분이다. 재미나라에서 제공하고 있는 ‘한자대모험’의 경우 기존 한자 학습 영역을 인터넷 멀티미디어 환경으로 바꿔 눈으로는 한자 애니메이션을, 머리로는 온라인 한자게임을, 몸으로는 율동 캐릭터를 따라하도록 하고 있다.
# 학습교재로 ‘에듀게임’ 첫선
지난해에는 영어공부와 관련된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에듀게임 시장이 중고등 학생까지 대상을 넓히기 시작했다.
ESL에듀에서 선보인 ‘토익넷’과 ‘영어공략왕’은 온라인상에서 애니메이션화한 영어문제를 놓고 여러 명이 승부를 겨루는 게임방식을 도입해 중고생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비디오 콘솔게임시장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올해초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와 YBM시사닷컴이 공동 제작한 영어동화 타이틀 ‘아이토이: 테일즈’가 대표적이다. 아이들에게 친숙한 ‘아기돼지 삼형제’와 ‘구두장이 할아버지’ 이야기를 토대로 제작된 이 게임은 동화책이라는 지면에 고정돼 있던 동화 속 캐릭터들을 생생한 TV화면으로 끌어내 호평을 받았다.
# 보드·모바일 에듀게임도 등장
최근에는 보드게임이나 모바일게임으로 개발된 에듀게임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특히 보드게임의 경우 가족이나 친구들이 함께 어울려 즐길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보다 교육적 효과가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올해 선보인 대표적인 게임으로는 ‘가우스엑스’ ‘역사왕’ ‘엑소더스’ 등이 있다.
구구단을 보드게임 형식으로 풀어낸 ‘가우스엑스’는 아라비아숫자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어 어린이들에게 창의력과 수리력을 키워주며 노인들의 치매효과도 뛰어나다.
‘역사왕’은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철저한 역사적 고증을 거쳐 옛복식과 장구를 친숙한 일러스터로 재현해 역사교육 효과가 높은 게임이다. 카드 짝짓기에 의해 점수를 내는 재미와 영토를 확장해가는 전략적인 요소까지 가미돼 어린이들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또 모세의 출애굽기의 여정을 보드게임으로 재현한 ‘엑소더스’는 교회에서 교육용 교재로 활용할 만큼 인기가 높다.
모바일게임으로는 앰피언이 개발한 ‘퀴즈골든벨’이 대표적이다. 중고생의 교과과정과 일반상식을 퀴즈로 엮어내는 이 게임은 정답을 맞히고 퀴즈머니를 얻어 캐릭터를 꾸미거나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다. 퀴즈머니로는 벨소리도 구매할 수 있어 학생들사이에서 관심이 높다.
# 온라인게임은 ‘재미’ 강화
온라인 에듀게임은 학습보다는 재미에 더욱 중점을 두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어린이들의 흥미를 유발하지 않으면 일반 게임과 경쟁이 안되기 때문이다.
요즘 가장 각광받고 있는 게임은 이니엄이 개발한 ‘하이둘리’를 꼽을 수 있다. 이 게임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둘리 캐릭터를 이용한 영어학습 게임으로 완벽한 멀티미디어 학습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야후꾸러기와 쥬니어네이버 등 어린이포털에 서비스돼 각각 1일평균 180만건과 150만건의 페이지뷰를 기록할 정도다. ‘스토리-워드-쓰기’ 등 단계 학습법을 적용한 이 게임은 학습으로 긴장된 두뇌를 재미있는 미니게임으로 풀어주는 것이 강점이다.
보드게임의 대명사 장기와 바둑을 어린이들이 온라인으로 쉽게 즐길 수 있도록 꾸민 게임도 각광받고 있다.
디쓰리아이가 개발한 ‘용쟁호투’는 장기의 룰을 그대로 적용했지만 캐릭터는 용, 호랑이, 말, 토끼 등 동물캐릭터로 바꿔 어린이들의 흥미를 돋운다.
어린이 대상 바둑 교육 프로그램으로는 나온소프트의 ‘키즈바둑’이 인기다. 총 6단계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다양한 캐릭터 애니메이션 효과를 첨가해 게임을 즐기듯 바둑을 배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 TV로 즐기는 ‘에듀게임’
콘솔 에듀게임은 아이들이 친숙한 TV로 게임과 교육을 동시에 즐길 수 있어 매력적이다.
최근 선보인 게임으로는 ‘아이토이’ 시리즈인 ‘아이토이: 에듀키즈’와 ‘렛츠 브라보 뮤직’, ‘질러넷’ 등이 있다.
‘아이토이: 에듀키즈’는 수학과 도형에 대한 기초 개념은 물론 모양과 숫자를 이용한 균형개념 등 학습에 필요한 기초개념을 길러주는 게임이다. 이 게임은 SCEK가 유아교육 전문회사인 아리수미디어와 함께 개발했다.
‘렛츠 브라보 뮤직’은 클래식 음악을 공부할 수 있는 게임이다. 베토벤 ‘월 광’, 모차르트 ‘터키 행진곡’ 등 클래식 음악 44곡을 직접 지휘자와 연주자가 되어 즐길 수 있는 뮤직 게임이다. ‘어린이 모드’를 제공해 음악 초보자도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했으며 ‘프리 플레이 모드’를 통해 자신만의 새로운 스타일로 클래식을 연주해 볼 수 도 있다.
반면 X박스 타이틀로 출시된 ‘질러넷’은 노래9방기기를 고스란히 재현해 온가족의 노래솜씨를 향상시키는데 그저 그만이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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