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셀 확인 결과 드러나…생산-유통업체들 서로 네탓
SD급 PDP TV가 HD급 제품으로 둔갑해 판매된 사례가 잇따라 발생해 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SD급 TV는 아날로그 TV보다 화질이 2배, HD급은 아날로그 TV보다 화질이 5배 이상 좋은 제품으로 화질과 가격에서 큰 차이가 있다. 그러나, SD급이 HD급으로 둔갑해 판매되는 것은 국내 디지털 방송이 HD로 전환되면서 소비자들이 SD급과 HD급의 차이를 잘 모르는 것을 유통업체나 제조업체가 악용, SD급 TV를 HD급으로 과장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춘천에 사는 이 모 씨(40)는 작년 11월, I사의 42인치 HD급 PDP TV를 구입했는데 이 TV가 실제로는 SD급인 것으로 뒤늦게 알았다. 이 씨는 최근 화면이 이상해 자신이 직접 픽셀수를 측정했더니 HD TV는 수직 픽셀수가 768개가 돼야 하는데도 실제로는 480밖에 나오질 않았다는 것이다. 이 씨는 의심이 들어 이 TV의 원 제조사인 G사에 문의한 결과 SD패널이 사용됐다고 통보를 받았다.
G사 측은 “이 씨가 이 같은 내용을 알려와 시리얼 넘버를 확인한 결과 SD급 패널이 사용된 게 맞다”고 밝혔다.
이 씨는 제품 생산 오류인 지, 판매 오류인 지를 확인하기 위해 유통업체인 I사와 생산업체인 G사 등 두 회사에 문의를 했지만 책임만 서로 떠넘기고 있다.
G사 측은 “지난해 10월 쯤 I 사에 공급한 제품 자체가 SD급 PDP TV였다”면서 “I사가 규격을 변경해 판매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I사는 “규격은 제조사가 그대로 알려준 것”이라며 G사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씨는 “누구 잘 못인 지는 현재 알 수 없지만 설명서에도 양면테이프로 HD로 수정돼 있었다”며 “있을 수 없는 일이 생겼다”고 분노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일에는 디스플레이 전문 업체인 K사가 판매한 HD급 42인치 PDP TV 역시, 실제로는 SD급 제품인 것으로 한 소비자에 의해 드러나 이를 회수, 환불 조치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K사의 사장은 “소비자의 신고를 접수 받고 자체 확인한 결과 제조 과정에서 패널이 잘못 사용된 것으로 드러나 바로 판매를 중단했으며 신제품 교환 및 환불 등 사후처리를 하고 있다”며 “불미스런 사고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말했다. K사의 해당 제품은 올 8월부터 시판돼 40∼50대가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