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크패드 디자인 13년만에 바뀐다

Photo Image

 노트북PC의 대명사, IBM의 ‘씽크패드’가 레노버 인수를 계기로 지난 13년간 유지해온 검정색 디자인을 탈피한다.

 이에 따라 IBM 노트북PC 마니아 층에서는 섣부른 디자인 변경이 씽크패드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사라지게 할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레노버는 지난 5월 IBM의 PC사업부를 17억5000만달러에 인수한 이후 독자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레노버는 우선 IBM 최고의 스테디 셀러인 씽크패드에 전통적인 블랙이 아닌 밝은 실버 계통의 색상을 도입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다음달 선보일 신형 ‘씽크패드 Z시리즈’는 각종 첨단기능과 함께 은색의 티타늄 본체가 선택사양으로 제공된다. 레노버는 기업시장 이외에 성장속도가 빠른 개인 사용자와 중소기업용 노트북PC 시장을 공략하려면 실버, 샴페인처럼 밝은 본체 색상이 훨씬 유리하다고 보고 Z시리즈의 디자인 교체배경을 설명했다. 과거 IBM 시절 씽크패드의 주 수요처가 기업체와 정부기관일 때는 튼튼하고 유행을 타지 않는 블랙톤은 문자 그대로 고품질 노트북PC의 상징이었다.

 이 때문에 씽크패드가 하얀 색상으로 나올 경우 기존 고객들의 충성도가 떨어질 위험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레노버는 앞으로 씽크패드 수요층을 다양화하기 위해 오랜 세월 고수해온 씽크패드의 디자인 틀을 깨는 작업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많은 IBM 노트북PC 애호가는 세월이 지나도 우아함을 잃지 않는 씽크패드의 독특한 블랙 디자인이 사라지는 데 아쉬워하고 있다. 심지어 “하얀색 노트북PC는 씽크패드가 아니다”라는 노골적 불만도 나오는 상황이다.

 씽크패드는 독일 출신의 세계적 디자이너 리처드 새퍼가 지난 92년 설계한 이후 기본 컨셉트가 한번도 바뀌지 않을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짙은 검정색 박스, 경사지게 깎은 전면부, 오른쪽 귀퉁이의 IBM 로고 등 씽크패드의 정돈된 컨셉트는 일본의 도시락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았다. 또 95년식 ‘버터플라이 키보드’를 내장한 씽크패드는 인체공학 디자인의 걸작으로 뉴욕 현대 미술관에 전시되기도 했다.

 IBM은 지난 99년 씽크패드의 본체색상을 소비자 취향에 따라 바꿔주는 마케팅전략을 검토했으나 결국 무산된 바 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