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이동전화 요금은 무엇으로 내리나

김용석

 20일 국회에서 열린 이동전화 요금·경쟁정책 전문가 간담회에선 요금인하를 놓고 ‘2라운드’가 벌어졌다. 1라운드에서 ‘발신자번호표시(CID)요금’을 기본료에 편입, 사실상 인하방침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낸 뒤 두 번째로 만들어진 자리다. 이날 화두는 요금인가제를 근간으로 한 요금정책, 유효경쟁정책이 과연 타당한지에 맞춰졌다. 하지만 논쟁은 요금인하를 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거듭했다.

 줄다리기에 집중하다 보니 무리수도 적잖이 튀어나왔다. 이날 사회를 맡은 김희정 의원(한나라당)은 “사업자가 요금인하 여력이 있느냐”는 질문을 거듭했다. 사업자들이 많게는 조 단위, 적게는 수백·수천억원의 이익을 내고 있으니 인하 여력이 충분히 있지 않냐는 것이다. 요약해 보자면 ‘요금은 여력(수익)으로 내린다’는 의미다. 김 의원이 잘 쓰는 ‘뒤집어 말하기’ 기법을 이용하면 이통사는 수익이 제로(0)가 되거나 (누군가가 정해주는) 적정수익선을 맞추거나 할 때까지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된다. 얘기대로 ‘힘 닿는 데까지 요금을 내리는 것’이 사업자의 의무가 된다면 우리가 시장에 대해 믿어왔던 자율경쟁과 효율성의 극대화, 이를 통한 부가가치의 창출은 허상이 된다.

 사업자도 마찬가지. 요금인가 규제를 받고 있는 SK텔레콤 관계자는 “정보통신부의 요금인가제 때문에 요금을 못내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오리발을 내밀었다. 하지만 그게 사실이라면 정통부의 요금경쟁 정책은 헛방이 된다. 선발사업자인 SK텔레콤은 타 사업자에 비해 원가, 마케팅력 등이 유리한 입지에 있다. 이로 인해 이른바 ‘약탈적 가격’을 설정해 다른 사업자들을 ‘말려죽이고’ 독점 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도입된 것이 인가제다. 인가제로 묶어 놓아야 여건이 불리한 KTF나 LG텔레콤이 요금경쟁으로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이 인가제가 원하는 경쟁의 본질이다. 따라서 SK텔레콤은 인가제 때문에 요금을 못 내리는 것이 맞아야 한다.

 요금은 경쟁으로 내려야 한다는 통신민영화의 기본 원칙을 생각한다면 정작 이날 언급돼야 할 것은 현행 요금제가 후발사업자의 요금경쟁을 유도하는 유인책이 부족하다는 점이어야 했다.

IT산업부·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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