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비나 매미는 모두가 좋아하는 곤충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준 태풍의 이름이기도 하다.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쏘았다’는 미국의 유명 복서 무하마드 알리의 말을 떠올리지 않아도, 이번 태풍 ‘나비’의 위력은 대단했다. 울릉도를 휩쓸고 5명의 인명 피해를 냈다.
그러나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지난 2003년 동급 태풍 ‘매미’와 비교했을 때 인명 피해는 정말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적었다. 그 이면에는 바로 ‘국가재난관리시스템(NDMS:National Disaster Management System)’이 있었다.
지난 1996년 첫 삽을 뜬 NDMS가 열매를 맺어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기 때문이다. NDMS는 성수대교·삼풍백화점 붕괴와 대구 지하철사고 등 대형 재난이 빈발, 국가적 재난 대응 능력 보강이 시급하다는 국민적 여론에 따라 추진됐다.
이 시스템은 재난시 활용될 인적·물적 자원을 데이터베이스(DB)화해 비상시에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지원하고, 재난 대응·수습·복구 과정에서 재난 관리 책임자의 신속한 의사 결정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구축되고 있다.
특히 NDMS 사업은 23개 중앙부처 및 234개 지방자치단체 등 국가 재난 관리에 관련되는 모든 기관이 동시에 접속·활용하기 위해 구축 기간이 장기간 소요되는 범국가 차원의 초대형 국책 과제다.
NDMS 사업은 작년에 1단계 사업을 완료했으며 올해부터 시스템의 본격적인 활용을 위한 자치단체별·재해 유형별 현장 대응 체계 구축, 위성통신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고도화 사업을 2단계 사업(2005∼2009)으로 추진중에 있다.
따라서 현재 구축돼 있는 NDMS는 1단계 사업 결과에 따라 재난 정보의 신속 전파, 경보 발령 지시, 수습·복구 상황의 보고 및 피해 집계 등 기본적인 재난 관리 분야에 우선 활용되고 있다.
최근 감사원의 NDMS 운용 관리에 대한 지적 사항에 대해 일부 언론에서는 마치 국가 재난관리의 지휘 체계, 현장 대응 능력, 정보 전달 체계 등 국가 재난관리 체계 전반에 걸쳐 모든 것이 잘못된 것처럼 보도하고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감사원 지적 이후 지속적인 업무 개선으로 지난 3월 말 82개 시·군·구만 24시간 수신 상태가 유지되던 것이, 8월 말에는 234개 전체 시·군·구가 24시간 재난 상황 수신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대응 메시지 5분 이내 수신율도 4월에 14%였으나 8월 31일 수시 점검시 97%로 급증했다. 또 상황 전파 소요 시간은 3월 말 35분 소요되던 것이 5분으로 크게 개선됐다. 이 밖에 위성 전화의 지속적 수신 확인으로 최적의 작동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시·도 일제 지령 전화, 재난방송 전용망 등을 신규 구축해 상황 전파 신속성 및 효율성 증대를 꾀하고 있다.
미국에서 한 슈퍼마켓 주인이 네 차례 권총 강도를 당해 완전히 망했다. 그러나 주인은 실망하지 않고 방탄 조끼를 직접 만들어 입고 다시 슈퍼마켓을 운영했다. 주인이 입고 있는 옷이 하도 신기해서 찾아오는 손님마다 옷의 용도를 알고는 방탄 조끼 주문이 여기저기서 밀려 들어왔다. 본업보다는 방탄 조끼 제작·판매로 더 큰 이익을 내, 결국 세계적인 유명한 방탄 조끼 회사로 발전했다고 한다. 그가 실망하고 포기했더라면 오늘날 그의 성공은 없었을 것이다.
아무리 큰 재난의 폭풍이 몰아쳐도 우리는 이제 끄떡없다. 지난날 쓰라린 교훈을 되새겨 NDMS 연구는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으니 말이다. 각 부처의 각종 재난 관련 정보들이 공동 연계되는 범정부 재난관리 네트워크 구축 사업이 오는 2006년 6월 개통을 목표로 이달 본격 착수됐다.
‘NDMS 하나면 u세이프 코리아가 실현됩니다!’라는 문구가 거리를 휘날리는 그날도 머지않은 듯 하다.
◆권욱 소방방재청장 kwook@nema.g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