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트라TRS단말기 시장서 국내제품 판매 위기

무계규정 250g으로 확정…대부분 300~310g

6000억원 규모의 국내 테트라 주파수공용통신(TRS) 단말기 시장에 국내 기업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소방방재청 통합지휘무선통신망(통합무선망) 시범사업 규격서에 TRS단말기 무게 규정이 국산 단말기 무게보다 50g 낮은 250g으로 정해져 국내 기업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개발하고 있는 테트라 TRS단말기의 무게는 300∼310g으로, 소방방재청이 제시한 250g 무게 규정을 만족시킬 수 있는 국산 제품은 현재 전무한 실정이다. 결국 ‘250g 룰’에 따라 사상 최대 규모의 테트라 TRS단말기 특수는 세계 시장의 90%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모토로라·노키아·세퓨라 등 외국계 3개 기업에 고스란히 넘어가게 됐다.

 향후 5년간 국내 테트라 무전기 시장은 통합무선망(20만대), 일반 기업(10만대), KT파워텔(30만대) 등 총 60만대 규모로 추정되며 대당 100만원을 기준으로 계산할 때 6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이에 따라 국내 TRS 시장은 2000억원 규모인 테트라 TRS 시스템에 이어 6000억원 규모의 단말기까지도 외산 업체들의 독무대가 될 전망이다. 나아가 이번 소방방재청 기준이 향후 테트라를 도입하려는 다른 공공 기관과 민간 기업들의 범용 규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다른 공공사업 참여 기회까지 원천 봉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품에서 50g의 차이는 사용하는 데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않는 수준인 데도 불구하고 시범사업 규격서에 굳이 무게를 규정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이 같은 규격은 그동안 국산 단말기 업체를 육성하겠다던 정부 정책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현장 사용자들도 300g 정도면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기존에 경찰들이 사용하던 아날로그 무전기 무게는 1㎏ 정도이며, 최근 보급된 최신형 무전기도 350g 수준이어서 국산 제품이 보급돼도 문제될 게 없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향후 2∼3년간 꾸준한 기술개발을 통해 무게를 줄여간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제품성능이 아닌 50g의 무게 때문에 국내 기업의 참여자체가 원천봉쇄될 경우 수년간 지속될 대규모 특수가 외산 업체 몫으로 돌아가 국산 제품은 설땅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국산 무전기 제조업체 관계자는 “출력, 내구성 등 주요 성능 관련 기술은 통합무선망 규격을 모두 맞출 수 있다”며 “단순한 무게 기준에 의해 국내 업체들의 다른 사업 참여 기회까지 가로막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사용자 편리성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며 “250g 제품이 있는 상황에서 국내 업체를 위해 규정을 완화할 수 없고, 향후 외국업체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아 규격을 맞추도록 유도하는 데도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최정훈·홍기범기자@전자신문, jhchoi·kb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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