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단말기 보조금 지급금지 법 개정 방향을 둘러싼 논란은 한마디로 ‘불가피한 법규 위반과 뒤따르는 사업자 제재’라는 소모적인 악순환을 개선해야 한다는 공감대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단말기 보조금을 뿌리뽑기 힘들다는 현실론과 그래도 이동전화 시장의 엄청난 낭비를 막아야 한다는 전제에서 결론은 쉽지 않다. 여론의 비판이 있긴 하지만 보조금 정책에 대한 정통부의 다소 애매모호한 규제 원칙에 수긍이 가는 배경이다.
현실성은 떨어지지만 만약 ‘지금보다 풀 것이냐, 말 것이냐’라는 두가지 상반된 정책 가운데 어느 한쪽으로 나아간다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까. 우선 단말기 보조금 지급금지 조항을 최소한 지금보다 완화할 경우 SK텔레콤 등 자금력 있는 사업자가 그나마 건강함을 되찾은 이동전화 시장을 다시 혼탁경쟁으로 만들 것이라는 우려다. 일부에서 거론되는 DMB폰 등 복합 첨단단말기에 대한 일부 보조금 완화도 시장을 과열로 몰고 갈만한 빌미를 제공한다는 주장이다. LG텔레콤은 “여러가지 보완책을 달더라도 지금보다 보조금 규제가 완화되면 나중에 정부의 시장 통제력이 상실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현행 제도의 연장을 요구했다.
특히 내년 상반기는 번호이동성제시행 이후 2년에 접어들면서 약정할인과 단말기 할부 종료가 맞물리는 시점이어서 보조금 금지 조항의 자연 일몰 시한인 내년 3월이후에는 예상되는 시장여파를 가늠하기 힘들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당사자인 SK텔레콤은 시장점유율 52.3%의 자율제한을 약속한데다 번호이동성제 시행이후 이동전화 시장은 사실상 경쟁상황으로 진입, 현재 점유율이 51%안팎까지 꾸준히 떨어졌다며 이같은 주변의 우려를 반박했다. SK텔레콤은 “이미 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 가입자 경쟁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지 않았느냐”면서 “매출과 순익을 걱정해야 하는 마당에 시장초기처럼 막대한 보조금을 쓸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만약 보조금이 눈에 띄게 늘어날 경우 SK텔레콤의 가장 아픈 대목인 요금인하 압력까지 받게 될 공산이 있어 더욱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반대로 보조금 금지 조항을 지금보다 한층 강화시키는 시나리오도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현행 이동전화 시장의 대리점 영업관행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보조금은 사라질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본사에서는 대리점의 가입자 모집을 위해 영업비용을 주지 않을 수 없고, 이같은 판촉비가 결국 시장현장에서는 보조금으로 둔갑하는 것이다. 지금도 통신사업자 대표이사를 형사고발 조치할 수 있는 극약처방이 있지만, 반복된 위반사례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과징금에 그쳤고 법조계 일각에서는 보조금 금지를 위반했다는 이유만으로 이같은 고강도 처벌은 너무 수위가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보조금을 완전 근절하려면 시장 초기부터 10년 가까이 굳어져 온 대리점 영업관행을 뿌리부터 바꿔야 가능하다”면서 “통신사업자 스스로도 할 수 없는 일을 정부가 강제할 수 있겠느냐”면서 고개를 저었다.
바로 이점이 현재 논의되는 보조금 이슈는 완화냐 강화냐를 둘러싼 정책적 판단이라기 보다는 현상태를 유지하는 가운데 일부 보완책을 모색하자는 수준에서 그칠 것으로 보이는 현실적 이유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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