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시장에 부는 `화합의 바람`

 통신시장에 때아닌 ‘화합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진원지는 남중수 KT 사장. 남 사장은 얼마 전 경쟁사인 하나로텔레콤과 파워콤의 본사 사옥을 잇달아 찾았다. 양사 CEO인 권순엽 사장 대행과 박종응 사장에 취임 인사를 하기 위한 것. 호텔 등 외부에서 만나는 관례에서 벗어난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상대 측 회사 임직원들은 급히 방문 배경을 알아보느라 작은 소동까지 벌였다.

 남 사장은 이 자리에서 “레드오션인 통신시장을 블루오션으로 바꿔나가자”면서 “제살 깎아먹기식 과당 경쟁이 아닌 새로운 성장엔진 발굴에 힘을 합치자”고 제안했다. 경쟁사 사장들은 “KT가 맏형답게 모범을 보여달라”는 말로 화답했다고 한다.

 남 사장은 이번주에는 김신배 SK텔레콤 사장과 남용 LG텔레콤 사장을 만난다. 인사가 목적이지만 PCS 재판매 등 민감한 현안을 어떻게 언급하고 넘어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순풍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권순엽 하나로텔레콤 사장 대행 역시, 지난주 정홍식 데이콤 사장을 찾았다. 데이콤의 자회사인 파워콤의 초고속인터넷 시장 진출로 양사가 극도로 예민한 관계지만 화합의 악수를 나눈 것. 그러나 실제 시장에서는 악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주요 통신업체들의 수장들이 바뀌면서 아주 이례적인 만남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취임인사인 만큼 민감한 현안은 피하겠지만 정말 상생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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