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그래도 라이선스 전략을 마련하라

류현정

 세월이 흐르면 많은 것이 변한다. 제품 수명 주기가 빠르고 신기술이 쏟아져 나오는 IT 분야에서는 하루하루가 변화무쌍 그 자체다. 그중에서도 요즘 IT업계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 중 하나가 멀티코어다. 멀티코어는 중앙처리장치(CPU) 1개에 CPU 두뇌 역할을 하는 코어가 2개 이상 집적된 칩을 말한다.

 예전에 CPU 성능의 대명사는 클록 속도뿐이었지만, 최근에는 달라졌다. CPU 발전 방향이 CPU 자체 클록 속도를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CPU에 여러 개의 코어를 동시에 집적하는 기술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인텔과 AMD가 x86 아키텍처를 활용한 듀얼코어 경쟁을 본격적으로 벌이는가 하면 IBM,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도 듀얼코어칩을 선보였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는 내년에 하나의 CPU에 무려 8개의 코어가 집적된 칩을 내놓는다. 최근에는 하나의 코어를 여러 개의 작업으로 나눠 쓰는 칩 가상화 기술까지 등장했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CPU 발전 방향이 단순히 칩 제조업체나 시스템 공급업체만의 문제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업체의 최대 이슈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1개 CPU에 1개 라이선스를 부여해 온 솔루션업체로서는 전체 라이선스 정책을 바꿔야 하는 혼돈의 시대를 맞이하게 된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IT산업의 거대한 흐름은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에는 논외의 문제다. 듀얼코어, 멀티코어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지만 아직도 소프트웨어는 공짜라는 인식이 팽배한 상황에서 어떤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정책이 장기적으로 회사에 유리할지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시작한다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결국 대부분 다국적 소프트웨어 업체의 정책을 무작정 따라하거나 영업사원들이 말 그대로 그때그때 다른 조건의 라이선스를 제시하는 라이선스 무대책이 최선책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프트웨어업체는 라이선스가 전부인 회사다. 라이선스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회사가 존립할 수 없다. 이제 국산 소프트웨어업체들도 적어도 5년 이상 시뮬레이션을 그려 보면서 전략적인 라이선스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분위기를 보고 전략을 마련하겠다는 태도는 변화무쌍한 IT업계의 생존 전략으로는 부적합하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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