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업 브랜드 파워 1위 `하이얼`

중국 기업들이 점차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역량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중국 기업의 제품은 저렴한 원가에 생산이 가능한 저가 이미지로 굳어져 왔지만 최근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이 백색가전업체 하이얼이다.

하이얼은 1984년 설립 이후부터 국제 무대 진출을 염두에 둔 기업이다. 하이얼은 2001년 미국 남부 캐롤라이나에 공장을 열며 글로벌 시대에 대비한 최초의 중국 기업 중 하나로 기록됐다. 2004년 이 회사의 글로벌 매출은 126억달러다.

샹하이 쟈오통 대학의 브랜딩 전략 연구소의 유민양 소장은 “하이얼은 중국에서 가장 국제화된 기업”으로 평가했다. 하이얼은 초기에는 미국과 같은 선진국을 주 공략대상으로 삼았다. 막강한 기업이 버티고 있는 선진 시장에 일단 저가 제품을 내세워 진입,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그 다음 단계로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나섰다. 이를 위해 최근 미국 백색가전 업체 메이택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부족한 브랜드 인지도를 메우기 위해 메이택을 인수하려다 실패했지만 인수전에 참여한 것만으로도 인지도는 어느 정도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하이얼의 전략은 우리나라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최근 2∼3년 동안 하이얼은 저렴한 와인셀러 등을 내세워 조금씩 국내 시장에 이름을 알리다가 최근 파격적인 가격에 LCD TV를 내놨다.

가격적인 장점 때문에 구입했던 고객들이 조금씩 ‘웬만한’ 기능에 만족해 하이얼의 다른 제품을 추가로 구입하면서 점점 점유율과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간 다음 고가 제품으로까지 영향력을 높여간다는 전략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가전 업체들이 하이얼을 그저 무시할 수만은 없는 이유다.

하이얼은 그러나 중국 기업 중에서는 가장 막강한 브랜드력을 가진 기업으로 조사됐다. 이 회사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경영 컨설팅 기관인 멕킨지와 공동으로 세계 70개국의 구독자 3500명을 대상으로 30개 중국기업을 평가, 가장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가진 기업으로 선정됐다.

하이얼은 브랜드 뿐 아니라 품질, 신뢰도, 혁신 경영 부문 등에서도 수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의 목적은 세계 비즈니스맨들이 중국 기업과 제품 및 서비스 등에 대한 생각을 알아보기 위함이다. 또 지난 10년동안 저가에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온 중국이 이제는 브랜드가치를 높이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하면서 앞으로의 중국 기업 브랜드의 현주소를 파악해 보고자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얼에 이어 가장 강력한 브랜드를 가진 중국 기업 2위는 지난해 미국 IBM의 PC사업부문을 인수해 화제를 뿌렸던 레노버가 차지했다. 이밖에 칭따오 맥주는 4위, 통신 장비 생산업체인 화웨이는 9위를 차지했다. 특히 중국어 인터넷 포털 업체인 소후닷컴과 시나닷컴이 공동 10위에 뽑혀 눈길을 끈다. 중국은행은 브랜드 인지도 항목에서는 1위를 차지했지만 종합순위에서는 6위에 그쳤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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