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경제가 유가충격으로 또다시 발목이 잡히면서 3분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장기부진에 대한 공포와 우려감으로 바뀌고 있다. .
29일 증시는 배럴당 70달러까지 치솟은 유가쇼크에 직격탄을 맞아 폭락했다. 종합주가지수(KOSPI)는 전일대비 23P나 떨어져 7월 18일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인 1063.16을 기록했으며 코스닥도 지난 6월 29일 이후 2달만에 처음으로 500선 이하로 곤두박질치며 무기력한 장세를 연출했다. 특히 골드만삭스 등 일부 경제기관들은 100달러 이상의 유가폭등까지 예상하고 있어 이 추세라면 경기회복은 커녕 IT경제가 악화일로를 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최근 이어온 고유가로 인해 휘발유 소비량이 6개월 만에 대폭 감소세로 돌아섰다. 29일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월별 석유소비 동향’ 자료에 따르면 7월 중 휘발유 소비량은 488만4000 배럴로 6월의 519만 2000배럴보다 10.1% 감소해 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 IT수출 위기=이날 수출기업의 향후 전망을 반영하는 유가증권 및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10대 기업들의 주가는 하나도 빠짐없이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수출의존도가 높은 삼성전자·LG필립스LCD·하이닉스 등이 큰 폭으로 하락, 유가가 수출기업에 미치는 위상을 여지없이 반영했다.
삼성전자는 5일째 하락해 54만원대까지 내려 앉았으며 하이닉스는 4% 가까이 떨어져 2만원대도 흔들리고 있다. 코스닥 수출주인 휴맥스, 주성엔지니어링 등도 3∼4%대의 하락세를 기록하며 유가충격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 경기회복 기대감에 찬물=특히 국제유가가 현 수준을 이어가거나 추가 상승할 경우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분야로 IT분야가 꼽히면서 향후 유가추이가 IT산업계의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으리란 우려감을 높이고 있다.
당초 IT업종은 휴대폰·반도체·디스플레이 수요 회복에 힘입어 3∼4분기에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점쳐졌으나 유가 급등으로 △생산원가 상승 △소비심리 위축이 이어질 경우 경기 회복을 낙관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SK증권 전우종 리서치센터장은 “유가급등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둔화로 이어지면 자연스레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IT수요도 줄어들 것”이라며 “이에 따라 하반기 IT업계의 실적 개선 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향후 전망=전문가들은 현 수준의 유가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이냐에 따라 IT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투자증권 구희진 테크팀장은 “IT업종은 전체 산업 중 그나마 유가 비중이 적은 편이라 유가가 70달러선에서 하향 안정된다면 실적 둔화 폭이 우려보다 적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구 팀장은 “다만 현 유가가 연 평균시세로 굳어진다면 IT수요 감소로 이어지면서 IT업계에 큰 위협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SK증권 전 센터장도 “다행히 내년에는 동계올림픽과 월드컵 등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IT수요를 촉발시킬 수 있는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다”며 “유가 상승세가 한풀 꺾인다면 IT업종 주가도 한달 정도 조정을 거친 후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인혜·이호준기자@전자신문, ihcho·newl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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