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우치 사건이 있은 후, 1주일 사이에 홍대 주변 발길이 정말 많이 뜸해졌어요. 솔직히 홍대에서 활동하는 밴드들이 전부 카우치 같은 행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한가지 문화만 있는 것도 아닌데 마치 전체가 그런 문화인 양 매도되고 있죠. 이번 사건으로 인해 ‘홍대에서 놀면 저렇게 되는구나’ 하는 인식이 생긴 것 같아요.”
지난 6월 말, 홍대 부근에 새로이 힙합 클럽 ‘ST.102’를 오픈한 DJ.doc의 김창렬은 최근 홍대 문화에 대한 외부의 무분별한 비난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예전부터 늘 해보고 싶었던 클럽이었는데 오픈하고 한달쯤 지나 터진 알몸노출사건으로 인한 피해에 씁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멍청하고 바보 같은 짓이었죠. 특히,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떳떳하게 이유를 밝히지 못한 것이 답답했어요. 저라면, ‘인디밴드에 대해서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아서 그런 퍼포먼스를 했다’고 의견을 밝혔을 것입니다.” 음악을 사랑하는 좋은 마음으로 오픈한 클럽인데, 몇몇 사람의 돌발 행동으로 인해 전체 홍대 문화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면서 결국 ‘ST.102’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드는 것을 몸으로 느끼며 많은 생각을 한 듯 보였다.
지난 94년 1집 앨범을 발표한 이후 10여 년간 한결 같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DJ.doc의 멤버 김창렬이 뮤지션에 이어 클럽 사장 명함까지 얻게 된 것은 홍대클럽을 통해 힙합 장르의 음악을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나아가 실력 있는 신인을 양성하는 장소로 활용하고픈 마음에서다. 그는 “(클럽 오픈 후) 오히려 자신이 얻은 것도 많다”며 “매일 새로운 음악을 접할 수 있고, DJ들의 뛰어난 선곡으로 음악적 영향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가요계 장수 그룹이라 불리던 혼성 3인조 그룹 ‘쿨’이 해체를 선언하면서 DJ.doc도 해체에 관한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 하지만 그는 “해체 한다는 말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해체할 이유도 없다. 가끔 싸울 때가 있지만 술 한잔 마시고 웃어버리면 그만일 정도로 팀워크가 좋다. 각자 활동 영역이 조금씩 늘어나는 것일 뿐”이라며 해체설에 쐐기를 박았다.
현재 그는 김도향씨의 앨범 프로듀싱과 동시에 DJ.doc 베스트 앨범을 만들고, 각종 쇼프로그램에서 건강한 웃음을 보여주며 밤에는 클럽을 지키느라 눈코뜰 새 없이 바쁘다.
특히 doc 음악을 기다리는 팬들을 위해 ‘DJ.doc 베스트 앨범’ 작업에 온힘을 쏟고 있다. “현재 하늘이 형(이하늘) 주도로 작업 중입니다. 신곡 몇 곡과 기존의 리믹스 곡을 모아 내달 초 쯤이면 베스트 앨범이 나올 겁니다. 신곡이 들어가니까 아마 잠깐 활동을 하고 바로 7집 앨범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지난 6집 앨범 활동에 아쉬운 점이 많아서 이번에 더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 때 신문의 연예면보다 사회면을 장식하는 날이 많았던 ‘악동’ 김창렬이지만 요즘 TV를 보면 ‘그 때 그 김창렬이 맞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의젓해진 모습이다. “나이가 많이 들어서도 영원한 뮤지션으로 남고 싶어요. 앞으로 하늘이 형과 함께 후배들도 양성하고 싶고, 제 이름을 내건 옷 브랜드도 하나 론칭하고 싶습니다.”
더욱 친숙하고 의젓한 모습으로 음악팬과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그를 보면서 영원한 ‘가요계의 악동’ 김창렬로 더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임동식기자 임동식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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