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DB 벗길수록 허술

통계수치·데이터 검색 오류 등 다반사

공공기관의 데이터베이스(DB) 관리가 부실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공공기관 간 정보 공동 활용이나 시스템통합 작업이 활발해지면서 그동안 관리가 허술했던 DB 관리상의 문제점들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주먹구구식 DB 관리=한 정부기관은 최근 운용해 오던 두 개의 정보시스템을 통합한 뒤 데이터 검색에 적지 않은 오류가 발생했다. 한쪽 시스템의 데이터는 검색조차 되지 않았다. 이는 두 시스템의 데이터 표준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기관은 기존 시스템을 운용하면서 일관된 기준 없이 데이터 구조를 변경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정부산하기관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입력한 데이터에 오류가 발생해 이를 기반으로 작성한 통계수치가 사실과 차이가 났다. 마땅한 입력 지침이 없어 동일한 데이터가 지자체에 따라 서로 다르게 표현, 입력되고 있었다. 또 데이터 통계·분석 시스템의 DB 구조를 일부 변경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 데이터 중복현상도 나타났다.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센터(이사장 방상훈 http://www.dpc.or.kr)가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20여 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DB 품질진단 결과 공공기관의 DB 품질 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조사됐다. 데이터 값, 데이터표준 준용 등 20여 항목에 대한 조사에서 오류가 발생하지 않은 기관은 하나도 없었으며 일부 기관은 10개 항목 이상에서 오류가 발생했다.

 지난해 46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DB 품질진단결과’에서도 데이터와 이에 대한 관리 수준은 100점 만점에서 평균 58.7점으로 나타난 바 있다. 상당수 공공기관의 DB에 엉뚱한 데이터가 들어 있거나 당연히 있어야 할 데이터가 없거나, 동일한 내용에 대해 내부 시스템별로 서로 다른 데이터를 갖고 있었다.

 ◇데이터 관리는 모르는 게 약=정부 정보시스템 관리자들 사이에 DB품질은 ‘아는 게 병, 모르는 게 약‘이라는 식의 의식이 만연돼 DB 관리의 허술함을 부추긴다고 진흥센터는 설명한다. 담당자들이 시스템을 파헤치다 보면 끝이 없어 체계적인 품질관리의 도입에 미온적이라는 설명이다. 또 대다수 공공기관은 DB를 구축할 때 목표한 데이터 건수를 채우고 검색속도와 기능에 큰 문제가 없다면 DB품질이 우수하다고 여기는 것도 DB 관리 부실의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동일 기관에서조차 서로 다른 DB를 구축할 때 일관된 데이터 표준이나 업무 규칙 등을 적용하지 않는다”며 “이 같은 공공기관의 허술한 DB관리는 정부가 추진하는 정보통합사업에 걸림돌이 됨은 물론이고 결국 대국민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데이터품질관리 의무화 필요=김선영 DB진흥센터 온라인 사업팀장은 “국내 공공기관 DB 담당자의 80% 이상이 DB 품질관리 의무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다”며 “선진국과 같이 DB 품질 개선을 위한 체계적인 품질관리체계를 의무화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DB 품질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한 일부 공공기관에서 자체적으로 DB 품질 제고를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지난 7월 국내 공공기관으로는 처음으로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나이스(NEIS)에 대한 데이터 품질 고도화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또 이달에는 보건복지부가 복지정책DB 개선 프로젝트를 발주하면서 데이터 품질 진단 사업을 함께 추진한 바 있다.

 특히 이 문제를 일부 공공기관의 문제로만 치부하지 말고 범정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DB 품질관리는 설계에서 시작해 데이터 수집·가공·저장 단계를 지나 DB 이용 단계에까지 일관성 있는 적용을 위해 체계적인 방법론을 만들고 전문인력 확보를 위한 예산도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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