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자랑스런 말과 글이 오염되고 있다.
무분별한 외래어 사용과 인터넷에 의한 한글 왜곡은 이미 한계를 넘어섰다. 이대로 가다가는 세계 최고의 말과 글로 정보화 시대의 가장 적합한 언어로 꼽히고 있는 우리말글이 황폐화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높아지고있다. 이에따라 전자신문은 내달 9일 제 559돌 한글날을 앞두고 한글바로쓰기 소프트웨어 보급 업체인 EC글로벌과 함께 매주 지면을 통해 인터넷 시대의 한글오염 실태를 점검하고 우리글 바로쓰기 운동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편집자주
국제화라는 명목아래 영어가 무분별하게 사용되면서 영어로 된 기업브랜드나 제품을 만나는게 오히려 자연스러운 시대가 됐다. 지난 3월 현재 898개의 코스닥기업 중 사명을 영어로 표기하는 곳이 469개, 한글과 영어를 혼합 표기하는 곳이 213개니 결국 75.9%가 영어로 상호를 표기하고 있는 셈이다. 이제 한국통신·럭키금성·삼성전관·제일제당·담배인삼공사·국민은행이라는 이름보다는 KT·LG·GS·삼성SDI·CJ·KT&G·KB라는 이름이 더 익숙하다. 이처럼 글로벌을 표방하는 많은 기업들이 사명, 슬로건,제품명 등을 영문으로 표기한면서 한글은 따돌림당하고 있다.
인터넷 언어의 오염은 더욱 심각하다. 특별한 검열 체제가 마련되지 않은 탓에 일상어의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무시되고 네티즌만이 이해할 수 있는 신조어가 무분별하게 만들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런 언어가 인터넷 대화방이나 토론방 뿐만아니라 일상에서도 사용된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게다가 인터넷 언어 사용자가 주로 청소년들이어서 이러한 문화에 익숙하지 않는 기성세대들은 앞으로 청소년들의 언어를 이해할 수 없게돼 세대간 대화 단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청소년들의 국어 능력은 예상보다 크게 떨어지고 있다. 한 리크루팅 기업이 최근 국내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한 설문 조사 결과 신입사원의 국어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져 업무수행에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어능력은 사회적 의사소통의 고급화를 위한 기본 전제다. 사실 영어도 문제지만 사회생활에서 국어 능력이 더욱 큰 문제다. 자신의 의사를 정확히 표현하고 남의 의견을 확실하게 이해하는 능력은 민주주의의 기본일뿐더러 경제활동의 모든 면에서 핵심적이다.
우리 말과 글은 미래의 한국을 이끄는 새로운 동력이다. 이에 따라 제정된게 지난달 28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국어기본법’이다. 이법은 국어정책의 수립과 시행, 국민의 국어능력 향상, 국어의 국외보급과 국어정보화 등 우리말에 대한 기본 원칙을 담고 있다.
‘국어기본법’ 시행을 계기로 산림청에서는 일제 강점기에 훼손된 산림용어를 아름답고 이해하기 쉬운 한글로 바꾸어주는 한글맞춤법·문법 교정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한글사랑에 앞장서고 있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
공동기획: 전자신문·EC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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