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의순간들]서춘길 유비스타 사장(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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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사 창업을 결심하다

회사 창업을 결심한 것은 지난 97년 4월 30일. 자동전파측정장치 및 전파예측시스템 개발업체로 첫 사업에 뛰어들 당시 내 나이는 35세였다. 광운대 전자통신공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마치고 정통부 산하단체인 한국무선국관리사업단에서 6년여간 무선국 검사업무를 담당했던 것이 인연이었다. 무선국 검사업무란 무선국을 개설하고자 할 때는 반드시 정통부 장관의 허가를 취득해야 하는 업무로, 전파법에서 정의하는 기준에 적합한지 여부를 검사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당시를 회상하면 내 담당했던 업무는 마이크로웨이브 중계국 준공 및 정기검사 담당이었다. 마이크로웨이브 중계국이란 대부분 산정상에 기지국이 위치하여 지역과 지역을 연결하는 통신망을 구성하는 것으로, 당시는 방송국장비 및 KT(당시 한국통신) 전화전송 선로가 대부분이었다. 업무를 위해 방문한 지역은 내륙 산악은 두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울릉도 및 제주지역까지 전국을 일주하곤 했다.

 하지만 무거운 수검장비를 갖고 지점을 이동해가며 수동으로 전파를 측정한다는 것이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인원도 많이 동원돼야 했지만 보통 기지국당 4∼5일 이상 허비하기 일쑤였다. 그 때 생각한 것이 장비에서 나오는 신호를 자동으로 프로팅하는 측정방법만 고안하면 혼자서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이것이 사업화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친구·직장동료 등 주변 사람 모두가 반대했다.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가능성도 크지 않은 사업에 모험을 하지 말라는 충고였다. 당시 연봉 1000만원 정도의 박봉이었음에도 ‘안정성’ 있는 직장을 뿌리치기는 쉽지 않았다. 아내만이 유일하고도 든든한 지원자였다.

 마침내 96년 10월 10평 규모의 사무실을 구로동에 냈다. 직원이라고 해야 달랑 5명이었다. 말 그대로 생각에만 머물렀던 자동전측시스템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동작 원리는 차량에 GPS 장비를 설치해 차량의 위치값을 표시해 주고 측정장비에서 관측되는 신호를 컴퓨터에 연결, 위치값과 측정신호값을 배열하고 결과를 차량이 지나간 궤적을 따라 지도에 자동으로 프로팅하도록 했다. 5개월간 씨름한 끝에 국내 최초의 시스템이 탄생되는 순간이었다.

 시스템 개발이 마냥 순탄하게 개발될 수는 없는 법. 이론상으로는 충분한 가능성을 알았지만 당시 CDMA기술이 우리나라에 상륙, 실험국으로 운영되고 있었고 무선단말기 부문에서는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내가 개발하고자 하는 시스템에는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론적으로도 마땅한 참고서가 없었고, 전문가도 없었다. 연구원들과 사장인 내가 밤을 새우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러나 하늘은 스스로 노력하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개발한 자동시스템은 성공적으로 시연했고, 통신사업자의 기술평가에서도 1위를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다. 나아가 입찰에서도 1위 업체로 선정돼 순탄한 출발을 하게 됐다. 첫 물량은 300여개 국소, 매출액 기준으로 30억원 규모였다.

 우리 회사의 자동시스템은 타 업체의 수동시스템에 비해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당시 수동시스템은 측정하는 자가 힘들면 개인적으로 감으로 대충 기재하는 일이 자주 있었다. 하지만 자동시스템은 수치를 조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자동으로 리스트가 출력되기 때문에 측정결과에 대한 신뢰성도 높아졌다. 이같은 상황이 점차 타사업자로 전파되면서 고객도 늘어났다.

 처음 사업에 뛰어든 1997년 4월, 우리나라는 IMF라는 생소하고도 좋지 않은 상황을 맞았지만 우리회사는 순이익을 내는 회사로 자리매김하면서 지금의 유비스타 전신인 대부통신기술의 역사를 쓰게 됐다.

ceo@ubista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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