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의 2세 경영 무사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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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을 대표하는 IT기업의 하나인 퀄컴이 2세 경영체제로 들어간 가운데 폴 제이콥스 신임CEO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비즈니스위크지는 최근 루퍼트 머독가문의 대권 분쟁 등으로 경영세습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많은 가운데 취임한 퀄컴의 폴 제이콥스 CEO는 자신의 능력을 끊임없이 검증받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퀄컴사의 이사들은 지난 3월 공동 창업주 어윈 제이콥스(72)의 세째 아들 폴 제이콥스(42)를 CEO로 선임하는 데 찬성했다. 퀄컴은 지난 3년간 신임 CEO를 선정하기 위해 내부의 다양한 후보자를 골라 인터뷰를 진행해 왔다. 폴 제이콥스의 CEO선임은 지난 1990년 입사 이래 굵직한 파트를 담당하고 차세대 무선인터넷 플랫폼 ‘브루’를 개발하는 등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결과였다.

하지만 아직도 창업주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그의 경영자질을 의심하는 눈길은 많다. 실제로 폴 제이콥스가 지난 3월 7일 새 CEO로 선임되자 퀄컴의 주가는 3%나 떨어졌다. 투자자들은 폴 제이콥스가 퀄컴의 단말기 제조사업을 맡아 고전하다가 결국 매각한 전력을 기억하고 있다. 아니면 과거 모토로라가 창업주의 손자 크리토퍼 갤빈이 회장에 취임한 후 줄곧 하향길에 접어들었던 사례를 떠올렸을 법도 하다.

퀄컴은 그동안 어윈 제이콥스의 탁월한 경영능력과 CDMA 원천기술에 힘입어 순탄한 성장가도를 걸었다. 휴대폰 제조업체로부터 거둬들인 라이선스료 및 CDMA칩 매출은 폭발적으로 늘었고 지난해는 51억달러 매출에 18억달러의 수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폴 제이콥스의 앞 길에는 난관이 많다. 우선 음성위주 휴대폰 칩시장에 퀄컴이 구축한 아성을 3G시장에서 유지하는 것이 최대 목표지만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휴대폰기반의 멀티미디어시장은 애플, MS 같은 훨씬 강력한 적과 진검승부를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주 수익원인 CDMA칩 판매가 중국, 인도 등 개도국에서 출혈경쟁으로 위협받는 것도 딜레마다.

이 때문에 많은 투자가들은 창업주 2세가 경영을 맡으면 대체로 기업 가치가 훼손된다며 폴 제이콥스의 행보에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퀄컴은 지난주 4G전문업체 플라리온 테크놀러지를 6억달러에 전격 인수했다. 현재 3G휴대폰보다 10배나 데이터 전송속도가 빠른 4G기술을 선점하려는 폴 제이콥스의 승부수인 셈이다. 그의 계산이 맞다면 퀄컴은 4G 휴대폰시장이 도래해도 거액을 거둬들이고 있을 것이다.

아버지 어윈 제이콥스 회장의 영향력이 건재하고 시장분위기도 우호적인 상황에서 취임한 폴 제이콥스는 현재까지는 운이 따르는 2세 경영자에 속한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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