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의 가격 하락은 안된다’
세계 PC업계가 지난해 연말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던 D램 및 LCD 패널 가격에 브레이크를 걸고 나섰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일 보도했다.
PC업계는 D램과 LCD 패널이 PC의 핵심부품인 만큼 더 이상 가격이 하락하면 필요 물량 확보에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고 일정 수준의 가격 인상을 용인하는 분위기다. D램·LCD 패널 가격 상승은 어디까지나 가능할까.
◇가격 상승, 올 것이 왔다=도시바의 구매 담당 임원은 최근의 D램 및 LCD 패널가 반등에 대해 한마디로 “올 것이 왔다”고 말했다. DDR 256Mb 제품은 지난해 말부터 하락해 5월 초에 개당 2.375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거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최근 9월의 미국 신학기 대목기를 대비해 7월 초부터 상승세로 반전했다. 물론 배경은 미국 PC업체들이 D램과 LCD 패널 조달 물량을 늘렸다는데 있다. 대목기를 맞아 PC 출하가 호조를 보이고 있어 부품 확보에 열을 올렸기 때문이다.
일본에도 같은 현상이 엿보인다. 가을 학기를 앞두고 신기종 제품을 출하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부품가 인상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PC업계의 반응이다.
한 외국계 반도체업체 관계자는 “그간의 D램가 하락을 일거에 만회할 수는 없겠지만 PC업체를 상대로 가격을 세게 부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PC업계, D램 및 패널업계 포용에 나서=일반적으로 재생산을 위한 설비 투자가 가능한 D램의 채산성 라인은 개당 3.5달러 정도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지난 5월 초 대비 거의 1달러 정도의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PC업체들도 이를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사실 PC업계로선 현 상황에서 D램 가격 상승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당장에 반도체업체들이 폭락한 D램보다 이윤이 높은 MP3용 낸드형 플래시메모리 생산에 치우칠 경우 PC생산은 막대한 차질을 빚게 된다. ‘상상을 초월한 부품 구입비를 지불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LCD 패널도 사정은 같다. 지난해 후반에 40∼50% 떨어진 PC용 패널은 사실상 올 봄 가격 바닥을 찍었다. 17인치형 가격은 상승으로 반전, 현재는 장당 170달러 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대형 패널업체의 채산성 라인으로 알려진 1인치 10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상호 윈-윈 체제로 가자=그동안 패널업계는 가격 급락시 17인치 패널 생산을 축소하고 수익성이 높은 19인치 패널에 주력했다. PC업계로서는 자신들이 사고 싶은 17인치 패널 물량이 점점 적어지는 상황에서 패널가 상승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까지 PC업계에 목을 걸다시피한 D램·LCD 패널업계는 엄청난 가격 하락세를 겪은 후 PC업계와 동등한 위치에서 가격 교섭을 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향후 D램 및 LCD 패널가 추이는 PC업계의 안정 조달을 위한 최저가 구매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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