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제조업과 시스템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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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이란 용어가 다양한 분야에서 흔히 사용되고 있지만 의미를 명확히 규정지을 필요가 있다. 국제시스템엔지니어링학회(INCOSE)가 발간하는 핸드북에서는 시스템의 의미를 ‘정의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통합 요소들의 집합체’로 풀이하고 있다.

 제조업의 주요 구성 요소는 생산설비와 운영인력, 생산을 위한 자원으로 볼 수 있는데 이 세 가지를 유기적으로 연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제조업에서의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제조업의 목적이 제품을 만들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면 그러한 목적 달성을 위해 경영환경을 유기적으로 통합해 놓은 것이 제조업의 시스템이다.

 제조업은 1960년대 이래 한국경제 부흥의 초석이 돼 왔으며 향후에도 핵심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그러나 지식·정보화 시대로 돌입, 단순히 노동을 투입해 제품을 생산하는 기존 시스템만으로는 생존이 어려워진 제조업체들은 시장의 변화를 읽고 능동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생겼다.

 이에 따라 제조업 분야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견·중소기업들도 경영 프로세스의 IT화에 매달리고 있다. 하지만 시스템 혁신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성과가 분명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업무부담이 늘었다고 말하는 기업들이 있다. 첨단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모든 기업이 단기간에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아니다. 기업의 시스템 혁신의 성과는 끊임없이 장기간 지속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제조업체들은 IT 시스템을 도입하기 전에 목적이 무엇인지 제대로 정의해야 한다. 또 전사자원관리(ERP)와 고객관계관리(CRM) 등을 도입, 구현된 업무 프로세스의 표준화에 안주하지 말고 회사 상황과 특성을 고려한 차별화를 시도해야 한다. 특히 제조업체들의 IT화는 하드웨어와 솔루션 구축에 치우친 감이 있다. 하드웨어 및 네트워크의 용량증대 등 정보시스템 개선과 같은 외형적인 정보화 이전에 개별기업의 운영 프로세스를 변화시키고 조직의 문화를 혁신하는 것이 필요하다.

 IT 시스템 정착에 또 하나의 걸림돌은 성과에 대한 관심이 적고 성과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이다. 따라서 IT BSC(Balanced Score Card) 등 성과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마련해 장기간에 걸쳐 경영성과를 측정하는 것이 요구된다.

 중소 규모의 제조업체라면 시스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정보화경영원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정보화 수준은 세계적인 IT 인프라를 갖추고도 활용도가 낮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1개국 중 6위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또 IT 활용능력 부문에서 우리나라는 종업원들의 IT 활용능력이 기업에서 원하는 수요를 ‘매우 충족’ 혹은 ‘충족’시키고 있다는 응답이 36%에 불과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한다.

 제조분야 기업정보화 수준이 전반적으로 기업규모와 비례하면서 뚜렷해진 기업 간 정보격차도 해결 과제다. ERP·지식관리·전자결제·원격교육 시스템 도입에서도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기업정보화지원센터가 지난해 실시한 기업정보화수준 조사 결과, 매출액 규모 1조원 이상 기업들과 1000억원 미만 기업들의 정보화 지수 차이가 2003년 23.8에서 2004년 27.7로 커졌다고 한다.

 제조업의 시스템 경쟁력은 개별기업이 독자적으로 추진한다고 갖출 수 있는 게 아니다. 최신 휴대폰을 예로 들어보면 하나의 단말기에서 사용자는 기본적인 전화통화는 물론이고 게임, 영화, 음악, TV, 인터넷, 금융 서비스 등의 다양한 편익을 얻고 있다. 이를 시스템 관점에서 판단하면 휴대폰 하나가 또 다른 많은 분야의 시스템에 파급 효과를 미쳤으며 그 영향력이 광범위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개별기업이 아닌 업계 전반 차원에서의 협력은 필수 요소다.

 향후에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의 기존 산업분류체계의 경계가 희미해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동종 분야의 기업들과의 경쟁은 물론이고 모든 산업과 무한경쟁에 돌입해야 할 것이다. 앞서 말한 대로 고부가가치형 경영환경 구축, 글로벌 경쟁력 강화라는 목적 달성을 위해 제조업체들은 현재 시스템에 대한 반성과 함께 앞으로의 해결과제를 선정, 장기적인 시스템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

◆이한일 동부정보기술 상무 hilee@dongbu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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